(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다시 관심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SCI 선진지수 편입시 유동성 유입 효과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며 MSCI 시즌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5월 말 MSCI 내부 회의를 시작으로 6월 중순께 선진지수 편입국이 결정된다. 2009년부터 3번 실패한 한국은 이번이 4번째 도전이다.

이번 6월은 결과가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 섞인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단 첨예하게 대립하던 지수산출용 정보이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실질적인 걸림돌이 한 단계 해소됐기 때문이다. MSCI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인 문제가 모두 충족되지 않더라도 편입이 순조롭게 이뤄진 사례가 있다"며 "기술적 문제 외에 지수사용권 등 다소 정치적 문제가 합의돼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PIIGS 국가가 모두 MSCI 선진지수에 포함돼 지수 추종 펀드가 제대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그 대안으로 한국과 대만 등을 선진지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투자자 요구가 커져 투자대안 측면에서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SCI가 작년 선진시장 편입 연기 사유로 댔던 역내 외환시장 제도 및 역외 외환 시장 문제, 주식 통합계좌 관련 문제는 아직 그대로다.

이원선 토로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CI와 한국거래소의 지수 사용권 계약 체결로 선진지수 편입 조건은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외환시장 개방, 투자자 등록에 대한 관리당국의 반대로 편입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가능성은 중립"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이스라엘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이후 현재 MSCI 선진 지수 편입 대상에 올라와 있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이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재정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선진지수에서 제외되고 편입 국가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시장에서 일부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선진지수로 편입된 국가들 중 분류가 바뀐 사례는 없다.

한국과 대만의 경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MSCI에서 제시한 객관적인 평가지표로만 판단하면 대만이 한국보다 유리한 분위기다.

MSCI 평가 리뷰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의 개수는 대만이 3개, 한국은 6개다. MSCI의 세부항목별 지적사항에서도 한국거래소와 MSCI의 이견 차이가 존재한다.

다만, 평가항목에는 없지만 대만은 업종별 비중 편차가 심해 대표지수로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 증시가 선진지수로 편입되면 선진지수내 한국 비중은 2%로 높지 않지만, 선진 지수 각 섹터에서 한국 업종 중 IT, 소재, 경기관련 소비재, 산업재의 비중이 골고루 편중돼 대표성이 높다. 반면 대만이 선진지수로 편입되면 국가 비중은 1.4%, 업종은 IT(2011년 기준 55.4%)로만 편중돼 있다.

시나리오별로 본 유동성 유입 효과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대만만 붙고, 한국이 떨어졌을 때가 가장 높다.

토러스투자증권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을 5조달러, 선진지수와 이머징지수의 시총비율은 8대 2로 가정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만 선진지수에 편입이 성공하면 유동성 유입 규모는 약 38억9천만달러다. 환율 감안시 4조4천억원의 순유입이 기대된다.

한국이 편입에 실패하고 대만이 편입에 성공하면 유동성 유입 규모는 약 96억달러, 10조9천억원의 순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편입되면 한국에 15억7천만달러의 유동성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이 5조달러의 추종자금과 9대 1의 자산배분을 가정한 결과로는,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효과는 127억달러 순유입으로 계산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14조6천억원 가량이 순유입된다는 얘기다.

한국이 실패하고 대만이 성공한다면 134억달러의 이머징 리밸런싱 매수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계별로 다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센티멘트 효과를 이용한 대형주 단기매매, 내년에는 실제 편입을 전후해 대형주와 중형주의 교차 매매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6월에 편입이 결정돼도 실제 자금이 들어오는 건 1년 후인 내년 6월이다.

최 연구원은 한국 편입시 POSCO, 삼성전자 보통주, 신한지주,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생명, 현대차, LG, LG화학,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순서로 수혜를 기대했다.

ksy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