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는 16일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정부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재정부는 작년 말에 내놓은 올해 GDP 증가율 3.7%가 달성 가능성을 현 단계에서 포기할 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이 내놓은 수치보다 다소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우려만큼 나쁘지 않은 경기..물가는 소폭 하향= 재정부 관계자는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조정했는데, 작년 4.4분기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1.4분기를 기점으로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만큼 연간 전망치가 크게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 4분기 경기만 놓고 보면 정부 전망치 연간 3.7% 성장이 쉽지 않으나 최근 경기추이를 고려하면 3.7%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다른 관계자는 "한은의 수정 전망은 정부가 판단하는 경기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작년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2%로 전망했고, 한은은 이번에 수정 전망을 통해서 3.2%로 소폭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으나 연초 재정집행 등의 효과를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정부 전망치인 3.2%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체적으로 정부도 한은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를 예상하고 있으나, 성장과 물가에 대해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다소 인색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증가율을 3.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2%로 각각 전망했다. 작년 12월 한은이 내놓은 GDP 증가율 3.7%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3.3%에서 각각 0.2%p와 0.1%p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작년 12월에 GDP 증가율을 3.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2%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한은 수정 전망치보다 GDP는 0.2%p 높고 물가는 같은 수준이다.
▲높아진 국제유가, 앞으로도 변수= 재정부는 국제유가와 유럽 재정문제 및 경기상황을 향후 경기상황에 가장 큰 변수로 지목했다. 한은도 올해 GDP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전망의 주요 전제들 가운데 국제유가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3.4%로 전제하면서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18달러로 가정했다. 지난해 12월 전망 당시의 세계경제 성장률 3.6%, 원유도입단가 102달러에 비해서 세계경제 성장률은 0.2%p 내린 반면 원유도입단가는 16달러나 올렸다.
특히 유로지역의 올해 성장률을 작년 12월 전망시 0.1%로 봤으나, 이번에 -0.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은 작년과 이번 전망에서 동일한 수준인 2.3%와 2.2%로 전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은이 내놓은 작년 12월과 이번 전망을 보면 국제유가에 대한 전제가 가장 크게 달라졌다"면서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유가 상승이 성장률을 잡아먹은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성장뿐 아니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초 재정효과로 물가 수준 자체가 낮아진 측면이 있는데, 국제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또 올해 취업자수가 당초 전망했던 28만명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은도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연간 취업자수를 기존의 28만명에서 35만명으로 늘렸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기존의 130억달러 흑자에서 145억달러 흑자로 상향했다.
한편, 박재완 장관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CEO 조찬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단기 사이클 기준으로 바닥을 다지고 회복하는 국면에 있다. 국내 경기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둔화세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경제에 다소 봄기운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국내경기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작년 말 전망보다 훨씬 높은 초강세"라며 고유가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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