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함에 따라 두 곳 이상의 글로벌 은행이 유로존 개별 회원국의 구(舊)통화 거래에 대비하려는 조치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4일 보도했다.

그리스 드라크마와 포르투갈의 에스쿠도, 이탈리아의 리라화 등의 부활에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은행권의 기술 담당 직원들은 최근 벨기에 소재 금융거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컨소시엄인 스위프트(Swift)와 접촉했다고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은행들은 스위프트의 기술 지원과 함께 앞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통화거래 코드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통화 거래에 과거 코드가 그대로 쓰일지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이런 정보가 공개된다면 시장의 의구심은 더 커지고 유로존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WSJ은 은행들이 유로존 회원국의 과거 통화 거래를 준비하는 것이 크게 대수로운 일은 아니라면서 은행들이 대출 약정에서부터 유로존의 회원국의 탈퇴가 현실화했을 때 자사 지점 직원의 안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레스테어 뉴튼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여러분이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계획은 기정사실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상황이 나빠지고 계획조차 없다면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반영해 그리스와 남부 유럽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거의 하루 간격으로 현금을 그리스 밖으로 송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는 2주 간격으로 진행됐었다.

또 영국 외무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갑작스러운 은행 붕괴 가능성을 대비해 자국민들의 대피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외무부는 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시나리오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