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우려 상존과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 유럽증시 약세 등으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국채입찰 호조로 상승했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 매도세가 지속되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때 2.359%까지 올라 작년 11월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국채 가격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로 상승 마감했다.

달러화는 미 국채수익률의 고공행진에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에도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낸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요 전망을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상승했다.

이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조금 빨리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2%를 달성한 이후 금리를 올리게 되면 큰 폭의 인상이 단행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경기와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속된 그리스 우려와 유럽증시 하락 영향을 받으며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36.94포인트(0.20%) 하락한 18,068.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6.21포인트(0.29%) 내린 2,099.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7.38포인트(0.35%) 하락한 4,976.1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낙폭을 소폭 줄였다.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도 지수를 짓누른 요인이 됐다. 유럽 증시는 그리스 협상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며 내림세를 보였다.

독일 증시는 1.7%, 프랑스 증시는 1.1% 하락했다. 영국 런던 FTSE 100지수도 1.4%가량 내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과 그리스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여부 등이 하루하루 지수 움직임을 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이 온라인 광고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을 4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데 따라 AOL이 18.6%의 폭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버라이즌은 0.4% 하락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4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95.2에서 96.9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6.1로 예상했다.

미국의 지난 3월 채용공고(job openings)는 전월 수정치 514만명보다 15만명 감소한 499만명을 기록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07% 상승한 13.8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국채입찰 호조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3bp 하락한 연 2.25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7/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2.9bp 낮아진 3.015%를 보였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6bp 내린 0.604%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 매도세가 지속됨에 따라 동반 하락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1bp 오른 0.678%를,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 역시 전장보다 3.5bp 상승한 1.998%를 각각 기록했다.

독일과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 4월20일의 183bp에서 158bp로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 3월에는 스프레드가 200bp 가까이 확대돼 1989년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유로존의 재정취약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국채수익률 역시 올랐다.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1.0bp 높은 1.867%를 보였다.

이날 오전 한때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359%까지 올라 작년 11월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20일 1.897%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반등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지금 국채를 적극 매입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과 같다"면서 "오늘 국채 매수세는 일부 투자자들에 국한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국채수익률 상승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자산 매입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진 때문"이라면서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날 유로존의 경제가 계속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유로존 국채 매도세를 견인했다"고 풀이됐다.

지난 4월20일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0.073%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롱포지션 청산 매물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ECB가 2016년 9월까지 대규모 자산 매입을 단행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축소한다고 밝힌 2013년의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긴축발작) 때와 달리 투자자들이 국채시장을 대거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임스 캠프 이글자산운영의 국채부문 헤드는 "기술적 요인들에 의한 매도세가 진행됐다"면서 "매도세가 과도한 국면에 진입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수일 동안 국채수익률이 급등함에 따라 이날 일부 대형 머니 매니저들이 국채를 매입했다. 반면 시장 진입 전에 안정적 움직임을 원하는 대부분 투자자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이후 국채가격은 오후 1시로 예정된 2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데 따른 물량압박에도 저가 매수세가 지속돼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240억달러 어치의 3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가 나온 뒤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1.000%였다. 지난달 낙찰금리는 0.865%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34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인 3.27배를 상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2.7%로 지난 평균인 41.8%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6%로 지난 평균인 13.6%를 하회했다.

시장은 다음날로 예정된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입찰과 지난 4월 소매판매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테이퍼 템트럼때와 달리 대규모 국채 매도세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익률 급등에 편승한 외국인투자자들의 국채입찰 참여가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미 국채수익률의 고공행진에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9.8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08엔보다 0.22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13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55달러보다 0.0058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4.41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97엔보다 0.44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럽시장에서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10년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6개월 만에 최고치인 2.359%까지 상승했으나 수익률 상승에 따른 달러 매수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독일 국채수익률이 한때 15bp 급등한 0.735%를 기록함에 따라 달러화와 엔화에 강세를 보였다. 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7억5천만유로의 부채를 상환했다는 소식이 하루 늦게 반영되며 그리스 우려가 다소 약화된 것도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

오는 9월 첫 번째 금리인상 전망이 강한 상황이지만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첫 번째 금리가 언제 단행될지 알 수 없다고 밝힌 것도 달러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보리스 슐로스버그 BK자산운용의 외환전략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은 전세계 경기 둔화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부 위원이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망설이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엔화에 약세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수익률이 상승하면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국채 매수세로 달러화가 엔화에 강세를 나타낸다"면서 "그러나 이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달러 롱포지션과 국채 롱포지션이 공존한 데 따른 상관관계 단절됐기 때문인 듯하다"고 풀이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는 국채시장에서 이탈해 현금화 전략에 나서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 약화에 편승해 달러 롱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나 미 경제 활동이 올 후반에 강한 회복세를 나타낸다면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이러면 높은 수익률이 달러화의 강세를 지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가 정상화된다 해도 정상적 금리 수준은 과거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 달러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이언 고든 외환전략가는 대형 자산매니저들이 매도공세에 가담한다면 달러화의 운명은 더 암울해질 것이라면서 대형 자산매니저들은 여전히 달러 롱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그러나 미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들의 믿음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에도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낸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요 전망을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50달러(2.5%) 오른 60.75달러에 마쳐 지난 5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골드만삭스가 유가 하락을 경고했으나 달러화의 대 유로화 약세에 따른 원유선물 매수 심리를 약화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2분기에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 190만배럴씩 많을 것"이라면서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 4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은 아시아발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됨에 따라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후 OPEC가 전세계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유가가 상승폭을 확대했다.

OPEC는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경기 개선을 이유로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18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보고서에서는 올해 수요가 5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작년 6월 이후 유가 급락으로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 증가율이 극적인 둔화세를 나타냈을 것이라면서 올해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 증가량은 작년의 하루 217만배럴에서 68만배럴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OPEC는 내년 원유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웃돌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후반 금리인상 전망으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최근 미국발 경제지표가 취약한 모습을 나타냄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여기에 OPEC발 수요 증가 전망 등도 유가 상승폭 확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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