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이는 가운데 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투자노트를 통해 "작년 12월 ECB가 2차례의 LTRO를 시행하고 나서 스페인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며 "조만간 유럽연합(EU)이나 ECB가 스페인에 재앙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특별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리오 CEO는 "취약한 스페인 은행들이 (국채매입을 통해) 스페인 정부에 자금을 제공하고, 정부가 이 돈으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은행들을 지원하는 식의 구조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은행들이 스페인 국채를 추가로 사들일 마음이 없는 데다 외국계 은행들도 스페인 국채를 매도하는 상황"이라며 "LTRO로 스페인의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낮아졌으나 얼어붙은 은행간 대출이 풀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CB가 가장 최근에 두 차례의 LTRO를 시행했기 때문에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서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EU 정책입안자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재정 취약국들을 구제하고자 할 것"이라며 "스페인 경제가 곤경에 빠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전처럼 느긋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채무재조정 없이는 국가의 구제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EU 정상들은 추가 채무재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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