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의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장기 국채가격은 입찰 호조와 소매판매 부진에도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가격이 반락함에 따라 동반 하락했고, 단기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달러화는 소매판매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전세계 공급과잉 우려가 상존해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과 같은 4천368억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월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0.9% 증가해 2009년 10월 이후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3월 소매판매는 애초 0.9% 증가에서 1.1% 증가로 수정됐다.

미 상무부는 3월 기업재고가 전월 대비 0.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2% 증가를 밑돈 것이다.

이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글로벌 사모펀드 콘퍼런스에서 "과거 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스타트는 1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0.5% 증가를 밑돈 것이지만,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7.74포인트(0.04%) 하락한 18,060.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64포인트(0.03%) 내린 2,09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5.50포인트(0.11%) 오른 4,981.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소매판매 부진을 호재로 인식해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폭을 축소했다.

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근본적인 경기 부진은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지수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결과를 소화하는 과정으로, 좁은 폭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72% 하락한 13.7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장기 국채가격은 입찰 호조와 소매판매 부진에도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가격이 반락함에 따라 동반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1/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1bp 오른 연 2.29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0/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7.3bp 오른 3.088%를 보였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bp 낮아진 0.576%를 각각 나타냈다.

2년만기와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작년 12월 이후 최대로 확대됐다.

국채가격은 유럽 국채시장이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개장 초 상승했고, 이후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오름폭을 확대했다.

부진한 소매판매 결과가 나온 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등은 미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당초보다 0.4%포인트 낮춘 2.5%로, 바클레이즈 역시 0.4%포인트 내린 2.6%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0.2%를 나타낸 가운데 대부분 경제학자는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마이너스(-)로 수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턴자산운용의 마크 린드블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2-2.5% 범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린드블룸 매니저는 이러한 성장률 전망치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점진적 통화긴축 사이클에 힘을 실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수익률이 급등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오후 1시에 10년만기 국채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가격이 반락함에 따라 미 국채가격 역시 반락했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7bp 오른 0.726%를,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 역시 2.8bp 높아진 2.025%를 각각 나타냈다.

독일 국채수익률은 이날 한때 0.602%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0.7%대로 진입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럽 국채가격이 개장 초의 상승세를 접고 반락한 것은 변동성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많은 투자자가 국채를 수 주 동안 보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국채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국채가격이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재무부는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수요가 강해 국채가격이 반등하기도 했다.

낙찰금리는 연 2.237%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2배로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차례 평균은 2.66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0.2%로 4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 평균은 50.9%였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0.9%로 일년 만에 최대를 보였다. 지난 평균은 11.1%였다.

이후 유럽 국채 매도세 지속에 따른 매입세 약화로 국채가격이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매도세가 재개돼 국채가격이 재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머니마켓 경제학자는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011년 2월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이라고 전했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타인 국채 및 공사채 거래부문 헤드는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매우 강했다"면서 "이는 수주 동안 국채 매도세가 지속됐으나 투자자들이 아직 국채가격 하락을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낮은 성장률과 인플레를 이유로 수익률 급등 가능성을 부정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심리가 지배하는 금융시장의 특성상 수익률 급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소매판매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급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9.1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86엔보다 0.71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4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13달러보다 0.0141달러나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26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41엔보다 0.85엔 올랐다.

유로화는 유럽시장에서 유로존의 성장률이 호조를 나타내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자산 매입과 유로화 약세, 유가 하락 등으로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이후 유로화는 4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가계 소비 약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소매판매 발표 뒤 엔화에 보합권 움직임을 벗어나며 낙폭을 확대했다.

달러화는 지난 3월 기업재고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요 통화에 낙폭을 더 늘렸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오는 9월과 12월 첫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할 가능성을 21%와 53% 각각 반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소비 부진으로 Fed가 조기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는 달러화를 매입할 이유가 소멸됐을 수도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는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미 소매판매 부진으로 달러화에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74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671달러보다 0.0075달러 높아졌다.

BOE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종전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 예상치 역시 종전 2.9%에서 2.6%로 0.3%포인트 내렸다.

이 은행은 파운드화 강세와 주택시장 부진, 낮은 생산성을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전세계 공급과잉 우려가 상존해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5센트(0.4%) 낮아진 60.50달러에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5월8일로 끝난 주간 원유재고가 220만배럴 감소한 4억8천48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0만배럴 증가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99만배럴 줄어든 6천7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10만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50만배럴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40만배럴과 5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1.8%포인트 하락한 91.2%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3%포인트 증가로 예상했다.

주간 원유재고 감소에도 국제에너지기구(IAE)를 비롯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사상 최대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전세계 공급 우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발 유정 채굴장비수 감소 등에 따른 유가 상승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이날 IEA가 단기적 펀더멘털은 느슨한 상황이라고 밝혀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기도 했다.

IEA는 이날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OPEC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 4월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은 하루 100만배럴 가까이 증가한 3천105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비OPEC발 원유 공급은 하루 3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올해 OPEC산 원유 수요는 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비OPEC산 원유 수요는 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수요를 200만배럴 가량 웃돌 것이라면서 그러나 공급 과잉 우려 지속에도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보여 이날 유가 낙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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