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용산역세권개발이 5년 동안 첫 삽도 뜨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부실한 금융리스크 관리 탓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용산개발의 시행사인 드림허브PFV가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총 2조4천억원 대부분이 자산유동화증권(ABCP, ABS)형태로 조달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5일 ABCP나 ABS로 편중된 자금조달선은 금융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며 은행 대출은 협상에 의해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소화되는 ABCP는 한 하루를 지연해도 부도처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ABCP나 ABS는 보통 증권사가 주관사로 참여해 발행되며 주관사가 기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판매할 수 있어, 투자자가 불특정다수가 된다.

한편 발행된 ABCP나 ABS의 신용도는 코레일의 토지대금반환 청구권을 통해 최상위로 매겨졌다.

▲웅진 사태로 악화된 시장상황 = 특히 최근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자본시장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ABCP의 부도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구조조정 중인 삼부토건도 ABCP 투자자들이 만기 연장을 거부해 결국 부도 위기까지 몰린 바 있다.

송도신도시의 경우 신한은행 주도로 1조2천억원이 조달된 것과 같이 통상 대규모 PF사업은 시중은행이 주간사로 주도해 금융기관들을 주요 투자자로 끌어들여 대주단을 구성한다. 이럴 경우 유사시 만기 협상 등이 더 수월해진다.

▲현실화되는 금융리스크 = 용산역세권사업의 편중된 자금조달 형태의 리스크는 이미 가시화된 바 있다.

지난 11월 661억원의 ABCP 대출 만기를 앞두고 한 차례 금융비용이 증가한 적이 있다. 자산관리회사(AMC)가 '용산역세권개발사업 무산시 법적책임 소재와 범위에 대한 법률 검토를 외부에 의뢰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때 만기도래하는 ABCP는 애초 'CD+0.7%' 금리에 만기가 6개월더 연장될 예정이었으나, 언론 보도 여파로 만기가 3개월로 줄고 금리는 'CD+1.15%'로 상승했다.

이 탓으로 2억3천만원 가량의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1월17일 디폴트 예고 = 현재 용산개발은 보유 자금이 198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앞으로 추가 조달이 안되면 오는 27일 자금이 완전히 소진되며 2013년 1월17일 ABS 이자 47억원을 미납하게 돼, 부도로 몰리게 된다.

이자는 3월 244억원, 4월 47억원 등이 더 돌아오며, 매월 자산관리회사(AMC) 경비로 매월 20억원이 나가고 있다. 세금도 2월에 59억원을 내야 한다.

드림허브PFV는 또 현재 경영지원, 금융컨설팅, 법률자문 등 1천333억원의 비용도 미지급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라면 올해 초 드림허브가 위기를 넘기더라도 내년 상반기에 만기도래하는 1조원대 ABCP 물량에 대한 차환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