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중복 서비스 정리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리 대상에는 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 서비스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결과적으로 카카오가 주도해 개발한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다음 달 30일을 기점으로 마이피플, 다음뮤직, 카카오픽, 위젯뱅크 등 일부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어린이 전용 포털 서비스인 키즈짱도 이달 19일 문을 닫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정리 대상에 포함된 서비스들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이후 중복 사업으로 분류됐거나 경쟁사에 밀린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마이피플은 다음이 2010년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로 카카오톡과 정확하게 서비스 영역이 겹친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가운데 처음으로 스티커 기능을 도입하고 영상통화 및 인터넷전화(mVolP), 메모군 기능 등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카카오톡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

마이피플 국내외 가입자 수는 2천800만명에 달하지만 지난 3월 기준 월간 활동 이용자(MAU)는 약 120만명에 불과하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으로 두개의 모바일 메신저를 유지하는 것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나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른 하나의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뮤직 역시 카카오뮤직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선택과집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음카카오는 TV나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곡명을 안내해주는 '방금 그곡' 서비스도 접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카카오의 이름표가 붙은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종료 예정인 서비스 가운데 카카오픽을 제외하면 모두 다음의 서비스란 사실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공개한 1분기 실적보고서 표지에서도 주요 서비스들의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콘을 소개했는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택시 등이 전진 배치돼 있었다.

반면 다음의 서비스로는 다음 포털, 다음 메일, 다음 지도 등 3가지만 소개해 이미 카카오를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다음의 서비스들이 줄줄이 정리되는 것은 합병 이전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잽, 플레인 등 다음의 색깔이 들어간 신규 서비스들마저 실패로 돌아간다면 다음 서비스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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