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5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4월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금액은 4조6천750억원으로, 2월 5천730억원, 3월 2조9천560억원에서 대폭 늘렸다. 코스피는 2,100선을 뛰어 넘으며 전고점을 넘볼 수 있게 됐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순매도에 맞선 외국인의 순매수가 없었다면 증시 상승세는 기대할 수 없었을 정도다.

국내 전체 상장주식 중 470조9천억원, 우리나라 전체 시가총액의 30.7%를 보유한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어떻게 볼까.

최근 국내 주식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한 외국인은 '멜트업(melt-up)' 장세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한 대형증권사 사장은 "melt-down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melt-up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며 "대답을 듣고는 '아 그거구나…' 했다"고 말했다.

초가 녹을 때 촛농도 흘러내리는데, 이 촛농이 쌓이면서 잠깐 높이가 올라가는 모습을 말한 것이다. 국내 증시도 긴 호흡으로는 대세 하락이지만, 촛농이 쌓이듯 순간 반등이 나온다는 말이다. 올해가 그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는 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melt-up을 투자자의 대탈출로 주식시장이 와해되는 '멜트다운(melt-down)'의 반대표현으로 이해한다. 투자자들이 상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달려들면서 일어나는 극적 급등장세를 말하지만, 최근 만난 외국인은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실었다.

그 이유로는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외국인 자금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국내 증시가 좋아서가 아니라 경제지표나 밸류에이션을 볼 때 국내 증시 외에 딱히 좋아보이는 게 없어서 들어왔던 자금이기 때문에 언제든 더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는 게 있으면 이탈할 수 있다고 봤다.

그 분기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최근 글로벌 국채금리 움직임이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가 가지 않으면 코스피가 많이 오를 수 없다"며 "성장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고성장을 보여주는 중소형 중심으로 지수는 현 수준에서 반등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증권부 곽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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