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8년만에 특별퇴직을 실시하는 SK이노베이션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런 가운데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 내 '통통'에 개설된 익명게시판을 향후 두달간 닫을 계획이어서 직원들의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서비스 점검을 위해 당분간 이용이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직원들은 최근 좋지 않은 회사 사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추진중인 특별퇴직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소통 창구를 회사 측이 제한하고 나선 것이란 의구심도 일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후 사내 익명게시판을 시작으로 포털 서비스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향후 두달간의 점검을 통해 6월 말에 다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통통'의 익명게시판은 평소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고충을 가감없이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익명을 바탕으로 회사 뿐 아니라 업계 이슈들을 솔직하게 다루면서 정보 교류 뿐 아니라 친목 도모 기능도 아울러 수행하던 장소다.

다만 특별퇴직 등으로 분위가 뒤숭숭해진 이때 익명 게시판의 급작스런 점검 작업을 실시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하소연 할 장소를 회사 측이 직접 제한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한 직원은 "'사내방송'과 'FUN글', '장터' 등 다른 카테고리의 점검도 함께 예정돼 있다고는 하지만압도적으로 사용 비중이 높은 익명게시판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특별퇴직이 추진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서비스 점검에만 두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라는 점도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약 2개월간 사내 인트라넷과 사내 방송, 익명게시판 등 포털 사이트 전체를 리뉴얼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말을 아꼈다.

18년만에 특별퇴직 실시에 돌입하자 SK이노베이션 직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직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잇따르는 구조조정 작업에 사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SK종합화학의 한 직원은 "(특별퇴직 등에 돌입한 것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SK C&C 때부터 구조조정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만큼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이 특별 퇴직 뿐 아니라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유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SK에너지는 포항물류센터를 100억원 수준에 매각했고, 또 다른 계열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부지 내 유휴부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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