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검찰이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제는 매각이 언제쯤 재게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이마트 매각 측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매각 재개를 서두르고 있는반면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은 하이마트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 여부를 결정하면 바로 지분 매각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16일 오후 5시2분 연합인포맥스가 송고한 '하이마트 매각 재개, 오히려 빨라진다' 기사 참조)

유진기업과 선 회장, H&Q를 대리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전부터 매각을 이른 시일 내에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구체적인 횡령ㆍ배임 금액이 적시되면 하이마트 밸류에이션 측정에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 16일 내려진 거래정지도 곧 풀릴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횡령ㆍ배임 금액이 자기자본의 18.1%에 달한다고 해도 하이마트의 규모나 영업실적,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을 영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어서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하이마트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유 회장과 선 회장의 공동대표직 사퇴 여부는 오는 25일 결정된다. 이밖에 경영 투명성 제고를 담은 경영개선방안 제출도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매각 측이 서두르는 이유 중에는 공동 매각이라는 3자 합의가 6월 말로 시효가 종료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급적 빨리 매각을 재개해 6월 말 전까지 본계약이라도 체결하려는 게 매각 측의 계획인 셈이다.

반면에 인수 후보 측은 불확실성이 제거됐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매각 측이 서두르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고도 있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불거질 수도 있고, 그간 고객 신뢰도 저하 등과 같은 무형의 브랜드 가치의 하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하이마트가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하이마트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롯데와 신세계, 홈플러스, MBK파트너스, 어피니티, 블랙스톤, CVC 등 국내외 유통업체와 PEF이다.

인수후보 측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만 보고 하이마트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며 "매각 측에서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해도 나중에 또 다른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진기업과 H&Q가 매각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사는 입장에서야 늦출수록 인수비용이 적게 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매각 측 관계자는 "오는 25일 이사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그동안 인수후보 측에서 제기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곧 절차를 재개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