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태양광업체 '하너지박막발전'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나면서 중국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특히 이번 폭락이 중국의 또 다른 태양광업체 '잉리그린에너지'의 폭락에 뒤이은 것이라서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너지박막발전의 주가가 47% 급락하기 전, 19일 뉴욕 장에서 세계 2대 태양광업체인 중국 '잉리그린에너지'의 주가가 37% 급락했다.

이는 회사가 공시에서 "계속기업으로 지속하는 데 대한 회사의 역량에 (투자자들의) 상당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잉리는 일부 언론이 전후 관계를 무시하고 공시 내용을 발췌했다며 주가가 급락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잉리와 하너지의 주가 급락은 중국 태양광업체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너지 주가는 작년 4배 가까이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3배가량 폭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하너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까지 상승했다.

하너지의 PER은 폭락 이후에도 여전히 49배이다. 미국 대표적 태양광업체 퍼스트솔라의 PER 14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나 홀로 성장하는 중국 태양광 관련주에 대한 버블 논란은 계속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태양광 전지 생산업체들은 수년간 수익 악화에 시달려왔다.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경기 부진으로 수요는 부진한데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환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며 중국 태양광 관련주는 정책 수혜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전직 CCTV 앵커가 제작한 '스모그' 관련 다큐멘터리가 반향을 일으키며 당국의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 영향으로 양회를 앞두고 하너지 주가는 3거래일 만에 75% 폭등했다.

상하이에 제시카 진 IHS 테크톨로지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태양광 산업을 장려하면서 태양광 사업이 반등할 기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계속된 과잉공급으로 패널 가격은 여전히 낮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시설이 확대되고 있지만,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수익이 설비 증가만큼 많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잉리는 작년 순익이 129억위안(20억8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의 134억위안보다 줄었다고 발표했다.

하너지박막발전의 경우 중국 내 태양광 패널부문 시장 점유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여기에 하너지박막발전의 주요 고객인 하너지그룹이 2010년 이후 자회사에서 구입한 설비 비용을 상당부문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수익에 의문을 낳았다.

하너지그룹은 작년 말 체납된 부문을 모두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하너지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WSJ는 하너지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너지 주식이 대출 담보물로 활용됐다면 주가가 추가 하락할 때 담보물 청산이 재개돼 주가 하락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너지는 그간 강구퉁을 통해 중국 투자자들이 거래한 주요 종목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폭락으로 밸류에이션에 의구심을 가질 경우 주가는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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