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유럽이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의 기업이나 금융권은 이 기회를 이용해 대출에 나서거나 유럽 은행권 소유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유럽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대차대조표의 자산 규모를 줄이고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휴 반 스티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8개월 동안 유럽의 금융기관이 최대 3조달러의 자산을 팔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으 런던 소재 은행가 세 명은 그리스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하는 유망한 기업들을 조사하고자 그리스로 향했다.

블랙스톤그룹은 독일 대형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로부터 3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대출 포트폴리오를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이 대출은 플로리다 소재 몬도리안사우스 비치호텔과 다른 네 지역의 소피텔 호텔을 담보로 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내년 중반까지 53억유로의 신규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

구글은 더블린 소재 몬테베로 빌딩을 아일랜드 국가자산관리공사(NAMA)로부터 매입했다.

티머시 슬로안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과 규모 축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지난달 33억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대출을 인수했다.

슬로안 CFO는 "유럽 은행들이 줄이는 자산은 다수가 미국에 소재한 것들이다"라고 설명했다.

NYT는 미국의 금융기관들도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분기에 JP모건체이스는 실적에 타격을 받았으나 유럽 은행에 대한 대출을 늘렸다.

KKR의 나다니엘 질크하 헤드는 런던 소재 팀원을 2명에서 8명으로 늘려 유럽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KKR은 디폴트 우려에도 유럽 재정위기가 시작된 그리스 등에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질크하 헤드는 "누구도 바위를 뒤집을 생각이 없을 때 여러분은 대단한 투자를 할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혼란은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KKR은 그리스 말고도 민간 기업이 신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의 상황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권의 자산 매각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면서 내년 6월까지 1천140억유로를 넘게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코토스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융기관이 유럽보다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금융기관이 직원을 줄이고 자산도 줄이겠지만 이는 유럽이 더 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토스키 애널리스트는 유럽 금융기관의 자산을 사는 것에 더해 JP모건체이스나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은 월가에서 트레이딩 비즈니스의 점유율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렐과 크레디트아그리꼴 등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 은행들이 특히 사업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아그리꼴은 이달 월가에서 상품 트레이딩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소시에테제네랄은 에너지 트레이딩 사업에서 발을 뺀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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