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이미란 기자 =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건전성은 당국의 지도에 따라 눈에 띄게 개선됐다.

외환규제 도입으로 선물환포지션도 축소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대부분 높아졌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0년 10월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포지션 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외은지점의 선물환포지션은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은지점들의 선물환포지션 규모는 총 220억3천77만7천달러였다. 외환규제가 도입되기 전인 2010년 9월(316억4천839만7천달러)보다 96억1천762만달러 작은 규모다.

지난해 말 선물환포지션이 있는 25개 외은지점 중 외환규제 도입 전보다 선물환포지션이 작아진 곳이 14곳으로 커진 곳(11곳)보다 많았다. 특히 트레이딩을 주요 업무로 하는 영미와 유럽계 외은지점의 선물환포지션이 급격히 줄었다.

아시아ㆍ호주계 외은지점들은 서울지점을 새로 열거나, 차입 규모를 늘리면서 선물환포지션이 커진 곳이 많았다.

외은지점들의 BIS비율도 개선됐다. BIS비율을 공시한 외은지점 38곳 중 21곳의 BIS비율이 높아졌다. 낮아진 곳은 17곳에 그쳤다.

외은지점들의 원화유동성 비율은 다만 높아진 곳이 15곳인 반면 낮아진 곳이 22곳으로 더 많았다.

일각에서는 외환규제와 원화유동성 감독에 덧붙여 외은지점에 대한 외화유동성 규제가 추가로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원화유동성과 외화유동성을 나눠서 규제하는데, 외은지점만 외환수급과 자본유출을 고려해 외화유동성 규제를 면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외은지점이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단기로 조달해 원화자금을 장기로 운용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유동성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면 외은지점들은 외환규제와 차입비용 증가로 차입이 급감한 상태라 외화유동성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은지점 차입은 외화차입금과 콜머니가 각각 전년 대비 4조6천억원과 5조5천억원 감소하며 단기차입을 중심으로 7조8천억원 감소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증권사는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반면 외은지점에 규제가 집중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외은지점을 통한 달러 유입경로가 아예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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