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스페인은 유로존 4위 경제국이지만, 스페인을 대하는 채권시장 태도는 이머징마켓과 같다는 진단이 나왔다.

18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앤드루 볼스 유럽 채권담당 헤드는 이론상으로는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 수익 증가를 기대한 투자자가 더 몰려들어야 하나, 스페인의 경우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데도 투자자들이 국채 투자를 피한다는 것이다.

볼스 헤드는 "스페인은 외화를 빌리려는 이머징마켓 경제 같다. 높은 국채 금리가 투자자들 끌어당기기보다는 몰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실업률과 부진한 경제 성장, 막대한 채무로 인해 스페인은 금리 리스크보다는 신용 리스크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됐다.

볼스 헤드는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스페인에서 빠져나간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럽 정책 입안자들의 마구잡이식이고 모순되는 충동으로 투자자들이 스페인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문제로 꼽혔다.

볼스 헤드는 이를 "대가족의 집안싸움과 같다"고 비유하며 "유럽이 현재 문제를 정리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다른 곳에서 더 좋은 투자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이 그리스나 포르투갈과는 달리 기능적으로 채무 불이행에 빠진 것이 아니나, 마음대로 절하할 수 없는 유로화를 화폐로 쓰고 있어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은 파산하지 않았지만, 스페인만의 화폐가 없고 명목 금리와 경제 성장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 문제"라며 국채 금리가 더 상승하면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볼스 헤드는 "앞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을 멈추지 않는다면 채무 불이행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이 때문에 19일로 예정된 스페인의 장기 국채 입찰을 앞두고 시장의 긴장이 고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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