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경상수지 균형과 물가안정, 재정수지 흑자 등 기초경제여건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1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자본유출을 경험한 국가들과 달리 기초경제여건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외국인 증권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한편, 자본시장 개방도도 높다"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에 유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증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규모는 2012년 2월말 현재 주식(코스피+코스닥) 395조5천억원(시가총액대비 30.9%), 채권 86조4천억원(국고채 잔액 중 17.2%, 통화안정증권 잔액중 13.3%)에 이르고 있다.

또, 국내 증권시장은 선진국 수준으로 개방돼 있을 뿐만아니라 주요 신흥시장국에 비해 거래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높아 상황변화에 따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이탈하기 용이한 여건을 갖췄다.

한은은 터키,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국 일부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대규모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겪은 경험을 예로 들었다.

한은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 등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경제여건이 양호한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됐다"며 "2006년 2.4분기에 선진국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유인 축소, 글로벌 위험자산선호 약화 등으로 신흥시장국에서 대규모로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터키는 2006년 2.4분기 중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48억달러(2005년말 잔액의 12%)가 유출됐으며 이 과정에서 달러화에 대한 리라화의 가치가 3개월 동안 16.5% 절하되고 국채금리(5년)는 4.9%포인트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바 있다.

헝가리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동 기간 중 21억3천만달러가 빠져나가면서 포린트화 가치가 5~6월 중 5.1% 절하되고 국채금리(5년)가 1.6%포인트 상승하고 주가는 12.1% 급락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보다 앞선 2005년 2.4분기 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15억7천만달러가 유출돼 같은 해 8월까지 루피화의 가치가 8.8% 절하되고 주가도 7.9% 하락했다.

한은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을 경험한 이들 국가는 경상수지 불균형, 물가상승세 확대, 재정수지 적자 등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은은 "터키는 2006년 들어 경상수지 적자 규모와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으며, 헝가리는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2006년에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인도네시아도 2005년중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 무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며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급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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