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심상치 않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천37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3월 만기 전후로 나온 6일간의 순매도 1조1천95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외국인 현물 순매도는 3월과 달리 순수 주식 매도 수요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월의 경우 지난 해 연말에 유입된 차익거래 형태의 배당 투자가 선물 만기일을 이용해 뒤늦게 이탈한 것이었지만, 이번 순매도는 시기상 선물 만기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3월에는 순매도의 61%를 비차익이, 47%를 차익 거래가 차지했다. 개별 종목은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개별 종목 순매도가 51%, 비차익과 차익이 각각 45%, 4%로 개별종목과 비차익 프로그램 비중이 높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 비차익 프로그램에 비공식 차익이 섞였다면 이번에는 그럴 여지가 없는 셈"이라며 "문제는 이번 외국인 순매도는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고, 작년 12월21일부터 시작된 순매수 기조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 선물 시장에서 매도 기조를 지속해 코스피가 안정적인 상승세 안착이 아닌 소폭의 기술적 반등에 머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추세를 좌우하는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도 낙관할 수 없다.

비차익은 `바스켓'으로 대형주를 쓸어담는 형태여서, 개별 종목 매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는 2009년 3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39조3천714억원에 달하고 있다. 몇 차례 순매도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순매수 상태였다. 그러나 3월7일에 고점을 기록하고 순매도로 돌아섰다.

심 연구원은 "비차익 순매도 반전으로 보는 게 맞다"며 "비차익 순매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바차익 순매도 국면에서는 과거에도 예외 없이 지수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글로벌 펀드의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선 것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 제외 아시아펀드의 자금 순유출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인터내셔널 펀드의 자금 순유입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인터내셔널 펀드 역시 순유입 규모가 급격히 둔화됐다. 개별 종목 순매도가 가속화된 이유다.

GEM 펀드 역시 2월 만기 직후부터 자금 유입이 줄었고 지난 주에는 작년 12월21일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로 돌아섰다.

심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에 의한 지수 자력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해외 펀드 자금 순유출에 따른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 개별 종목 순매도 수준이지만 차익까지 가세하면 지수 하락은 가팔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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