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은 유럽계은행들이 금융위기와 유럽채무위기를 거치는 동안 한국에 대한 익스포저를 가장 크게 줄인 만큼 추가로 축소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신흥국은 유로존 은행의 디레버리징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익스포저 축소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인용한 BIS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1년 2.4분기까지 유로존 은행의 신흥국 익스포저 증감률을 검토한 결과 유로존은행의 한국 익스포저는 47.4%나 축소됐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익스포저는 0.5% 축소에 그쳐 아시아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제일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동유럽과 중남미 익스포저가 각각 3.9%, 22.7%씩 증가한 것에 비하면 한국에 대한 익스포저 축소는 상당히 큰 폭으로 진행된 셈이다.

한은은 "유로존 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동유럽, 중남미 신흥국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신흥국 익스포저 축소 규모가 컸다"며 "2011년 유럽 국가채무위기 시에도 신흥국 익스포저를 오히려 늘렸으나 한국, 대만 등 일부 국가는 제외하고 익스포저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유럽 국가채무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전염되면 중남미와 동유럽 신흥국이 급격한 디레버리징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강조했다.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채무의존도가 매우 높은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디레버리징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계 은행들은 오는 6월까지 최소 핵심자본비율(Core tier1)을 9% 수준으로 높여야 해 이 과정에서 대출 축소, 자산매각을 통한 디레버리징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유로존 은행의 신흥국 익스포저 비중에서 가장 낮은 규모를차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유럽채무위기를 거치는 동안 이미 익스포저 축소가 상당폭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대한 익스포저 축소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다"며 "유로존 은행의 신흥국 익스포저 비중을 보면 한국은 거의 2000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어서 포트폴리오 구성상 더이상 떨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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