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한국은행은 베이비부머 등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인구 고령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지난 2007년 이후 주택시장의 부진 탓이 크다고 진단했다.

부동상 가격 상승기(2005~2007년)에 고연령층이 수도권 고가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이후 주택매도가 어려워져 주택처분을 통한 대출금 상환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1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연령층의 가계부채 급증은 가계대출의 부실위험을 높이고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으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3년에는 33.2%로, 작년 연말까지 약 13.2%포인트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중의 인구비중 상승폭인 8%포인트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인구 고령화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주택시장의 거래 부진과 베이비부머의 은퇴 이후 창업자금 마련 수요, 분할상환보다 일시상환대출을 선호하는 성향 등을 꼽았다.

한은은 "지난 2008년부터 수도권 중.대형주택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기에 구입한 상당수가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주택처분이 어려워진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어 "최근 들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은퇴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이 지난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으며, 은행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이외 목적 대출도 50세 이상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또 "고연령층의 경우 분활상환대출보다 일시상환대출(이자만 납부)을 선호함에 따라 대출원금 상환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2011년 6월말) 기준으로 50세 이상 연령층의 일시상환대출 비중은 47%로 50세 미만(32.5%)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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