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한국은행은 저금리와 중소기업 지원 강화 방안 등이 소규모 한계기업인 이른바 좀비 기업을 늘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부득이하게 도입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중소기업 지원 강화 방안 등이 실시되면서 소규모 한계기업의 빠른 퇴출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베이비 부머 은퇴에 따른 창업 증가가 한계기업 증가로 이어져 내수부진이 지속될 경우 도산에 따른 충격이 클 것으로 진단됐다.

한은은 1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02년말 현재 한계기업이었던 1천381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3년~2010년 중 폐업 및 정상화된 업체는 각각 135개(폐업률 9.7%)와 378개(정상화율 27.4%)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머지 868개(62.9%) 업체가 영업손익이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는 사실상 한계기업 형태로 존속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소규모 한계기업 증가의 다른 이유에 대해 "베이비부머 은퇴로 음식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창업이 급증했으나 최근 경기 부진과 경쟁심화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소규모 한계기업들의 도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1년말 소규모 기업 중 34.4%가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은 26.9%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중규모 기업의 한계기업 비중 10%를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과 임대업, 음식숙박업, 건설업종의 소규모 기업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이 6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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