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이 지난 2월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18일(유럽시간) 상환 기한을 3개월 이상 넘긴 부실 은행 대출 비율이 2월 8.16%로 총 1천438억2천만유로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의 7.91%에서 상승한 것이다.

부실 대출 비율은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넘어섰다.

부실 대출이 증가한 것은 주택시장과 경기 전반이 침체에 빠지면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총 대출은 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은 지난 2008년 주택시장 버블이 터진 후로 급증했다.

은행들은 스페인 경기가 수축하는 이상 부실 대출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최소한 1년 동안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 가격은 하락 속도를 높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1분기 주택 가격이 전년대비 7.2%, 전분기대비 3.0% 하락해 낙폭을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 바디라니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건설업체와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집값 하락 문제와 함께 팔리지 않은 부동산 재고 약 100만채를 안고 있어 올해와 내년 의심스러운 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대출 지표는 스페인에 대한 금융시장 우려를 더욱 악화할 것으로 진단됐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은 보고서에서 "(부실 대출 지표는) 스페인의 부정적인 '환류 고리(Feedback loop)'의 또 다른 단면일 뿐"이라며 "경기 침체가 재정 전망은 물론 은행권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스페인 재정과 은행권에 대한 우려 속에 19일로 예정된 스페인의 장기 국채 입찰을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입찰에서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 25억유로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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