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경우 일부 월가 대형은행들과는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18일(미국시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무디스가 정말로 월가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을 내린다면 블랙록은 등급이 더 높은 기관으로 트레이딩 대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핑크 CEO는 "고객들과 맺은 계약에 따라 등급이 높은 기관과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거래가 끊기길 원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무디스는 지난 2월 글로벌 금융기관 17곳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지정하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월가 대형은행들을 다수 포함시켰다.

NYT는 무디스가 두 달 안에 등급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사실을 상기시켜면서,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연기금들도 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는 기관들과의 계약 조건을 재검토해왔다고 전했다.

NYT는 등급 강등 사정권에 든 은행 가운데서 가장 취약한 곳으로 모건스탠리를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무디스로부터 세 단계 강등 대상으로 지목됐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 강등 대상으로 지목된 씨티그룹과 BOA는 실제 등급이 강등되면 모건스탠리와 같은 수준인 'Baa2' 등급이 되지만, 이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자회사가 있어 충격이 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핑크 CEO는 인터뷰에서 어떤 은행이 우려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무디스의 등급 강등에 대해 "부적절하다"면서 "무디스의 생각이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들은 자본 완충력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랙록은 올해 1분기에 22억5천만달러의 매출과 5억7천2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4% 줄고, 순익은 0.7% 늘어난 실적이다.

주당순이익(EPS)은 9% 증가한 3.14달러를 기록했다.

블랙록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87% 떨어졌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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