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나 지난해 유럽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시장이 폭락할 때는 손실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 ELS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LS 열풍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ELS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수수료 수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쏠림..문제는 없나 = 23일 전문가들은 ELS는 박스권 장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로도 작용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LS는 구조상 주가가 오르면 비중을 줄이고 주가가 떨어지면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증시를 전체적으로 안정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주가가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ELS로 쏠림이 강화되면 주가 상승을 제한하게 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시장 거래 대금의 10%를 ELS가 차지하면서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러나 잘못 투자하면 손실을 크게 볼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ELS 상품들의 원금이 반 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당시 현대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현대중공업은 하루 만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등 큰 변동 폭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금융위기 영향만 있었다면 하루 하한가를 기록하고 뒷날에는 1~2% 오르는 등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갔어야 했다"며 "ELS는 하방베리어를 터치하게 되면 구조가 정반대로 바뀌는데 당시 현대중공업 주가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따라 사야 하기 때문에 1~2%만 올라야 하는 것이 10% 이상 폭등하는 등 이상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ELS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증시가 하락하게 된다면 ELS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기초자산으로의 쏠림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3월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HSCEI) ELS 기초자산 발행액은 약 2조5천억원 규모로 직전 약 1조5천억원 대비 1조원가량 증가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HSCEI의 경우 홍콩 항생지수에 속해 있는 중국 본토 기업들을 다시 지수로 묶은 것으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고 아주 많은 거래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지금과 같이 특정 월에 너무 많은 규모의 HSCEI 지수가 설정되면 해당 지수를 헤지하기 위한 운용에 있어 제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쏠림 우려에도 증권사 수수료 수익 `톡톡' = 이처럼 ELS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도 판매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LS는 보통 3년 만기지만 3~6개월 주기로 조기 상환된다. 단기간 재투자율이 높아 주식형 펀드보다 2~3배가량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증권사는 ELS로 80~100bp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데 ELS가 6개월마다 상환돼 1년에 두 번 투자된다고 가정하면 1년에 160~200bp를 벌 수 있는 것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디선가 수익은 내야 한다"며 "펀드도 잘 안 팔리고 주식 거래량도 급감한 상황에서 ELS는 증권사의 좋은 수익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박스권 장세에서 투자자와 증권사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ELS 투자자금을 상환받은 후 재투자하지 않으면 무수익 자산이 되기 때문에 다시 ELS에 투자할 수밖에 없고, 증권사들도 웬만큼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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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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