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달러-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을 뚫고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수출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수출 경쟁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재닛 옐련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촉발한 달러화 강세의 여파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주요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로화와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8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변호 2116)를 보면 옐런 의장 발언 이후 주요 통화는 달러화에 절하됐다. 엔화의 절하폭이 1.79%로 가장 크고, 원화도 1.53%나 절하되며 호주달러, 싱가포르달러보다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들에 비해 덜 오른 것은 아니지만 월말 네고 등으로 상승할 때마다 막히는 데 반해 달러-엔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일본의 엔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엔-원 환율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환율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엔-원이 900원을 하향 돌파했을 때 달러-원과 달러-엔 환율이 모두 하락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 여기에 달러 거래에 있어 원화 경쟁력이 엔화보다 높다는 점은 다소 위안이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오고 있어 엔-원 환율이 당분간 8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당국이 엔-원 환율을 의식하면서 스무딩을 하는 것 같다"고 추정하면서도 "월말 요인으로 네고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어 엔-원 하락을 막지는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시 당국에서 멘트가 나오겠지만 엔-원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아직 그럴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엔-원 환율이 반등하느냐는 결국 달러-엔 추이에 달렸는데, 전문가들은 일본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고 일본의 추가 부양 기대감이 크지 않은 만큼 125~126엔을 고점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 달러-엔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에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상승세가 지지됐는데 앞으로 지표에 따라 상승폭을 다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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