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여전히 매수재료가 많아 장중 내내 강세 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큰 폭의 금리 하락은 어려울 전망이다. 금리 하락 때마다 레벨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큰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 장기국채 입찰 결과는 무난했다. 스페인의 재정 압박이 한풀 꺾이게 됐지만,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루머가 나오는 등 유로존 분위기는 여전히 흉흉하다.

미국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와 국고채 금리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한고비 넘겼으나 = 스페인 재무부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를 25억4천100만유로 어치 발행했다. 정부의 최대 목표(25억유로)보다 많은 국채를 매각한 셈이다. 응찰수요를 가늠하는 응찰률은 3.28배와 2.42배로 지난 동일만기 입찰보다 모두 높아졌다.

단기국채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발행금리는 이전보다 다소 높았다. 10년물 평균 낙찰금리는 연 5.743%로 지난 1월 중순 입찰의 5.403%보다 올랐다.

스페인의 장기국채 입찰 결과는 무난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발행금리가 다소 높았던 게 부담이지만 유럽시장에서의 스페인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가 일부 희석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고비를 넘기니 다른 악재가 불거졌다.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루머를 공식 부인했으나 유로존 전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비우호적인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등 우려했던 2분기 미국경제 위축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의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는 한 3차 양적완화가 단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둔화 가능성을 인정하는 멘트가 나온다면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이래저래 채권시장 강세 요인이 많아지고 있다.

대외 변수뿐만이 아니다. 채권시장 내 외국인 수급도 여전히 매수 우위에 있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4만5천계약을 넘어섰다. 언제든 포지션 청산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 특별한 조짐은 없다. 채권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세가 조금씩 재개되는 분위기다.

수급이나 재료 변수만 놓고 본다면 금리 하락폭이 커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문제는 국내 기관들의 심리다. 3년물 국고채와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25bp 이내로 좁혀진 상황이어서 레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금리가 밀리면 일단 차익실현에 나서겠다는 심리가 많아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美증시 고용.주택지표 부진에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 따라 이틀째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65포인트(0.53%) 하락한 12,964.1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천명 감소한 38만6천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37만5천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지난 1월 28일로 끝난 이후 최고치인 37만4천750명으로 5천500명 늘었다.

지난 3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는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내 두달 연속 줄어들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2.6% 줄어든 연율 448만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4% 증가한 461만채로 예측했다.

3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내 6개월 연속 올랐다. 민간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3월 경기선행지수가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월에는 0.7% 올랐었다.

미국 채권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bp 낮아진 연 1.969%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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