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정부가 유가안정을 유도할 목적으로 삼성토탈을 제5 휘발유 공급업체로 지정하면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기존 4개 정유사 실적과 주가에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토탈이 기존 대형 정유사들의 실적을 위협할 만큼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 19일 정부는 삼성토탈을 제5의 휘발유 공급사로 지정하고 오는 6월부터 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4개 정유사가 과점하던 휘발유 유통 시장에 또다른 사업자를 투입함으로써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삼성토탈은 이날 향후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만을 공급할 뿐, 일반 주유소 사업에 진출하거나 석유공사 이외에 휘발유를 공급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토탈 정유업 진출은 정유주 주가에는 '찻잔 속 태풍'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토탈이 기존 사업자들의 시장 영역에서 돈을 끌어오는 정도가 미미할 것"이라며 "기존 정유사들의 실적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LIG투자증권이 산출한 삼성토탈의 가솔린 내수판매량은 국내 정유사 생산량의 1.2% 수준으로 미미하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토탈의 가솔린 연간 매출액은 2천189억원 수준"이라며 "지난해 정유 3사의 정제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이 2%임을 감안하면 연간 4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이들 정유사가 수출로 확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적에 손익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승규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토탈이 생산해 국내외 해외에 공급하는 가솔린 규모를 다 합쳐도 전체 시장의 0.14%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어제 정유사들의 주가가 빠졌던 것은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며 "낙폭이 과대했다"고 말했다.

전일 S-Oil은 4.17% 빠졌고 GS는 2.36%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3.75% 내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토탈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다보니 정유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휘발유 유통 경쟁 구도가 재편돼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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