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변명섭 기자 = 금융감독당국과 한국은행은 코리보를 CD금리 대체안으로 선택할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코픽스(COFIX)로 결정해 활성화하도록 하는 유도하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업대출 등 여타 대출에 대해서는 코리보 활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리보가 은행간 금전대여여서 국내의 경우 해외처럼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대표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

결국 금융감독당국과 한국은행은 CD를 대체할 적당한 시장지표로 어떤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결론은 못 내리고 있고 시장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코픽스, 시장 대표금리 되긴 무리"= 금융위는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로 유도하고 있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중장기 대출을 할 경우 고정금리와 가장 가깝게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6월 가계대출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16년까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가 고정금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위 역시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로 유도한다고 해서 CD를 대체할 금리지표로 코픽스가 적당하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는 아니다.

기업대출의 경우 초단기 대출이 있을 수 있고 여러 다양한 방식의 대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코픽스를 모든 대출의 새로운 지표로 삼기엔 무리라고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중장기 대출이 많은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를 따르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코픽스가 모든 금리 지표를 대표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에는 대출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당국이 어떤 지표를 정해 CD를 대체하겠다고 정한 입장은 없고 코리보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일관된 입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CD연동 대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에는 문제가 있어 코픽스로 유도한다는 것 뿐이지 시장 금리로서 CD를 완전히 대체하는 금리 지표로 코픽스를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장 유리한 지표를 써서 결정해야지 이를 당국이 관여할 수는 없다"면서 "일단 당국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와 가장 가까운 것이 코픽스라고 결정한 것일 뿐 다른 대출의 경우 코리보 등 다른 지표의 다양한 장점을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위와 금감원은 시장 상황에 맞게 금리 지표를 결정해야 한다는 시장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코리보 거래 부진 고심 = 한국은행은 코리보의 CD금리 대체안과 관련해 대표성은 있는데 거래가 부진하다는 점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은행연합회에서 공시를 하고 있는데다 은행들이 호가를 하고 있는 만큼 대표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한국은행 자금시장팀 관계자는 "코리보의 경우 은행연합회에서 공시함으로써 대표성은 있다"며 "런던 리보처럼 금융기관간 거래가 되면 코리보가 CD금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코리보의 경우 거래가 별로 없어 실제 시장의 유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은행권이 거래 없이 호가를 해왔기 때문에 `부르는 사람 마음대로` 식의 호가가 될 수 있어 검증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CD금리가 거래 부진으로 시장 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대체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실거래가 없는 코리보를 사용하게 되면 또 시장에서 반신반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리보를 CD금리 대체방안으로 내놓았다가 타 금리가 떨어질 때 같이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권이 작위적으로 정한 금리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그는 "코리보가 대체 금리가 되면 거래가 많아질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우리 시장 자체가 은행간 거래가 많지 않음을 고려하면 개선이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은행과 비은행, 은행과 증권사 등의 거래는 있지만, 은행간 거래는 별로 없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은행간 거래의 비활성화는 현재로선 당국이 내민 유력 카드인 통안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안채 91일물 금리로 유도할 수 있으나 당국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어 한은 입장에서는 강제하기가 쉽지 않다"며 "통안채 역시 기준으로 정하더라도 91일짜리는 이정도 금리라고 참고, 연동해서 운용하게 하는 방안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에 대해서는 각각 가장 짧은 기간이 6개월 이상, 1년 이상으로 시장 동향을 바로 반영하지 못해 은행권이 사용하고 싶더라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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