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2012년 국내 건설경기는 민간 주택시장의 부진과 공공발주의 감소가 겹치면서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27일 국내 민간 건설경기를 좌우하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가계부채 억제 영향으로 가격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국내 건설 경기의 회복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 우려, 가계의 주택 구매력 악화라는 수요 측면과 보금자리 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증가에 따른 공급 측면이 맞물린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공 건설분야도 4대강을 비롯한 대형 토목공사 발주가 종료돼, 발주 규모가 예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따른 건축수주 증가가 토목발주 감소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주택경기 부양 걸림돌, 가계부채 = 정부의 억제 노력에도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돼, 적극적인 주택경기 부양책이 출현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됐다.

주택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출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시행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중산층 이하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전세가 안정이나 공공주택 공급 등 민간 건설사에 다소 불리한 정책들을 내세울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민간 건설사의 주택사업 매출과 수익성을 대변하는 아파트 공급세대와 분양가는 개선되기 어렵다. 값이 싼 공공주택과 비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매가가 하락하고 전국 미분양 주택도 5개월만에 증가했다"며 "내년 건설주가를 주택시황 개선에 걸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정책완화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주가는 단기적인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공공발주, 2009년의 절반= KB투자증권은 2012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전년 동기대비 1.0% 하락한 90조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29.9% 비중인 공공부문은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SOC투자 위축, 4대강사업의 예산집행 마무리로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증권도 내년 공공건설은 토목발주 감소를 공공주택 발주가 대체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4대강을 비롯 대형 토목공사 발주가 끝나거나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보금자리주택 공급증가로 건축수주 증가가 토목발주 감소분을 하는 탓이다.

또 내년 보금자리 주택 공급은 올해 15만세대보다 2만~4만세대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광숙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공발주는 2009년을 정점으로 감소해 내년에는 2009년 58조원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중심의 보금자리주택 공급증가는 민간 건설사들의 수도권 분양사업 회복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간의 사업지연으로 이미 악화된 수도권 민간사업장들이 보금자리주택 공급 증가로 추가적인 분양가 인하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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