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보험사 인수·합병(M&A)이 전세계적으로 활기를 띠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이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M&A 거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한때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후 보험사들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M&A 전략을 새로 짜면서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에만 상반기 295건, 하반기 359건 등 총 654건의 M&A 거래가 발표됐다.

주목할 부분은 북미와 유럽 등 과거 거래를 주도했던 지역에서의 M&A 딜은 감소한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M&A 거래는 늘어났다는 점이다.

해외 자본이 경제 성장과 인구, 보험침투도 등의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타깃 시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들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올해 1월 동부화재가 베트남 5위 손해보험사인 PTI 지분 37.32%를 인수해 1대 주주가 됐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자본이 아시아 보험사를 인수하는 틀이 깨지고 역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자본이 유럽과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많아진 점도 특징이다.

중국의 투자회사인 푸선은 지난해 미국 손보사 아이언쇼어 지분 20%를 4억6천400만달러에 사들였고, 올해 80%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일본의 생명보험사인 다이이치는 작년에 미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생보사 프로텍티브를 57억달러에 인수했다.

국내 보험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해외 일반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에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일반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를 M&A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화재는 향후 5년간에 걸쳐 M&A에 3조~5조원의 자본을 투입할 여력을 갖고 있다. M&A 대상은 유럽이나 미국에 소재한 일반보험 언더라이팅 능력을 갖춘 손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규제 변화와 투자자 확대, 신채널 수요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보험사 M&A 거래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경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솔벤시 Ⅱ 등 규제 강화로 보험사가 비용 효율성 제고와 자본 확충을 목표로 매각을 통한 사업규모 축소 또는 M&A를 통한 대형화를 고려할 것"이라며 "대체 투자회사의 보험회사 입찰 경쟁 참여 확대는 보험 M&A 시장에 투자자금을 유입시키며 거래 활성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화로 인한 신채널 수요가 높아지면서 채널 확대를 위한 M&A도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의 규제 완화와 아세안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아시아 M&A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안방(安邦)보험의 동양생명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등 해외 자본의 국내 보험사 M&A도 진행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3월25일 금융당국에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을 심사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르면 이달 중 국내 최초의 중국계 자본의 생보사가 출범할 전망이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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