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현대자동차 계열의 잇따른 신용등급 상승을 두고 크레딧 애널리스트들 간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9일 국내 신용평가사로는 처음으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올렸다. 또 현대차의 신용등급(AA+)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위아와 현대다이모스 등 다른 현대차 계열의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대차 그룹 등급 올려주기에 과열경쟁이 붙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현대차가 국내 신평사에서 모두 '긍정적' 전망을 받으며 사실상 'AAA' 등급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예측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23일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평사들은 등급 전망 상향이 실제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과거보다 향상된 수익창출력 유지'를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주식 시장의 현대ㆍ기아차 영업실적에 대한 기대치 상승은 작년 연말 이후 정상화된 일본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AAA' 등급이 갖는 절대성을 고려할 때, 현대ㆍ기아차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작년 높은 글로벌 판매량을 거둔 것이 일본 메이커의 부진 등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명백한 판단이 서기도 전에 실적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AAA'등급은 해당 업계에서 톱클래스에 있는 기업에만 줄 수 있다"며 "현대ㆍ기아차는 내수로 볼륨이 유지되는 기업이 아닌데, 글로벌 시장 지위가 톱클래스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브랜드 가치가 짧은 시간 내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AAA' 등급 상향 논리는 지나치게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ㆍ기아차가 작년 높은 글로벌 판매량을 거둔 것이 일본 메이커의 부진 등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명백한 판단이 서려면 오랜 시간을 두고 실적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국내 신평사가 앞으로 현대ㆍ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했을 때 등급을 하락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됐다.

증권사의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ㆍ기아차의 우수한 실적이 지속하지 못 했을 때의 등급 하락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등급 상승은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yk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