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낭(狼)과 패(狽)는 원래 전설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이다. 이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낭은 앞다리가 긴 반면에 뒷다리가 짧은 모습이고, 반대로 패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긴 모양이라고 한다. 낭은 패가 없으면 서지 못하고, 패는 낭이 없으면 다니지 못하므로 반드시 두 동물이 함께 행동하여야 한다.

이로부터 낭패(狼狽)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낭패는 낭패불감(狼狽不堪)이라는 말을 줄인 것인데, “곤란하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생각해보라. 낭이나 패 혼자로는 앞, 뒤 다리가 서로 균형이 맞지 못하여 서지도 걷지도 못할 터이니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을 게다.

포지션을 취하였는데 그 이후 시장이 예상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우리는 종종 ‘낭패’를 겪는다. 포지션을 청산하자니 손해 막심하고, 그렇다고 계속 쥐고 가자니 손실이 더욱 불어나고 있어서 난감한 때가 바로 그렇다. 수익이 나는 경우라면 문제가 아니로되, 손해가 나는 상태이므로 문제다. 과감하게 청산할 것인지 아니면 보유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처지가 되어 버린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 경험에 따르면 그럴 때에는 차라리 얼른 청산하는 것이 낫다. 엉거주춤 손실이 나는 포지션을 쥐는 것은 ‘혹시 지금이 바닥이 아닐까’라는 기대 때문이다. 더 추락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포지션을 청산하였는데, 그러자마자 시장이 급상승하기 시작한다면 그 허탈감은 이를 데 없다. 나중에 혹시 후회할 일이 겁나므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게다. 독한(!) 마음을 품고 매도주문을 내려고 할 때마다 시장이 금세 돌아설 것 같은 ‘희망’이 스멀스멀 살아난다. 그런즉 손해가 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포지션을 선뜻 없애지 못한다. 낭패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자.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라. 당신이 포지션을 청산하고 시장이 방향을 ‘홱’ 돌린 탓에 무척이나 속이 쓰렸던 때가 많았던가 아니면 시장이 기존의 추세를 더 이어가는 바람에 그나마 포지션을 조금이라도 일찍 처분한 것이 다행인 때가 더 많았던가? 모르긴 몰라도 후자, 즉 ‘그나마 다행’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추세란 기존의 방향을 이어가기 마련이기 때문.

코스피지수가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2,000~2,050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더니 이제는 2,000선을 내주고 1,950~2,000으로 내려앉는 양상이다. 대체 시장은 앞으로 어떨까?

더구나 시장이 지루하게 움직이는데다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대형주들만 상승하는 형편인즉 무슨 종목이건 매수하여도 수익은 영 신통치 못하다. 쥐고 있자니 답답하고, 팔자니 손해여서 그야말로 ‘낭패’인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글쎄다... 나는 앞에서도 말했듯 추세가 확실하지 않으면 일단 팔고나서 다시 생각하자는 입장인지라...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함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어차피 비슷한 사건은 반복되기 마련. 그러기에 지금과 비슷한 일이 과거에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아는 것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기술적 분석의 원리도 역사 공부와 똑같다.

차트를 찾아 지난해 1월에서 2월, 코스피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보라. 그 이전까지 활발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수는 1월 중순에는 2,100선을 넘어서기도 하였으나 슬슬 상승동력이 떨어지더니 결국 2,000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알다시피 2,000이란 위로 넘어서기도 어렵지만(강력한 저항선), 반대로 일단 넘어서면 아래로 무너지기도 어려운(강력한 지지선) 수준이다. 그런데 그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 이후 지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쉽게 상상할 수 있듯 한동안 조정양상을 이어갔다.

특히 중요한 것은 2월 이전까지 코스피지수는 일목균형표 구름 위를 달리는 상승추세였는데, 2011년 2월에는 2,000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구름마저 뚫고 구름 아래로 내려섰다는 사실이다. 그랬으니 지수는 꽤 지루한 조정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은가? 원래 구름 아래는 하락추세인 법.

역사 이야기를 길게 하였는데, 현재의 상황이 바로 2011년 2월과 똑같다. (1) 지수는 한동안 상승추세를 달렸고, (2) 그러다가 상승동력이 저하되며 결국 2,000선을 무너뜨렸다. 그런데다 (3) 지수는 급기야 일목균형표 구름 아래로 내려서고 말았다. - 이 모든 것이 판박이로 닮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역사는 되풀이된다”면 결론은 쉽게 도출된다. 2011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마도 한동안 지수는 조정국면에서 헤맬 공산이 높다. 그나마 하나의 위안거리라면 2011년 당시에는 지수가 구름 아래로 쑥 내려선 반면, 현재로서는 지수가 아직 완벽하게 구름 아래로 내려서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구름 안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런즉 조정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도?

지난주에 나는 시장의 분위기가 악재뉴스를 호재뉴스로 해석한다는 점을 이유로(그 외에도 단기 기술적지표들이 매수신호로 돌아섰다는 것도 근거였다) 지수가 약간은 상승하리라 예상하였는데...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 못하였다. 주 초반에는 부진하였다가 수요일에 지수가 꽤 큰 폭으로 오르긴 하였는데... 뭐 그것이 상승의 전부. 지수는 다시 2,000선 아래로 내려섰다. 특히 내가 상승을 주장한 근거였던 단기 지표들이 재차 매도신호로 뒤바뀌고 말았으니 만사휴의이다. 그런데다 현재 지수가 구름 안으로 내려섰으니 더구나 상황은 좋지 못하다.

(달러-원 주간전망)

3월에만 하더라도 달러-원은 일목균형표 구름 아래에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달러-원 환율은 올해 1월19일, 1,137원을 기록하면서 구름 아래로 내려섰고, 그때부터 내내 구름 아래쪽, 차가운 응달에 머물러 있었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이야 쉽게 알고 있듯, 구름 아래는 춥고, 어둡다. 일목균형표에서는 구름아래=하락세라고 간주한다. 따라서 달러-원은 올해 초 이후 내내 하락세였다.

3월에만 하더라도 구름은 너무나도 두터워 감히(!) 그것을 상향돌파하리라고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구름의 하단은 1,120원이었고 구름의 상단은 두터운 곳은 1,160원에 이르렀기에 무려 40원의 두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걸 돌파하기란 거의 불가능 해보였다. 40원이나 되는 강력한 저항선을 이겨내야 한다니.... 까마득한 일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벌어졌다. 달러-원이 슬금슬금 상승하더니 결국 구름 상단마저 뚫고 올라선 것. 물론 그동안 구름 상단의 위치가 1,139원대로 낮아진 통에 구름의 두께가 얇아진 덕택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어떻든 환율이 구름 위로 올라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게 지난주의 일이다. 지난주 20일(금요일)의 종가는 1,139원. - 구름의 상단과 맞닿아 있다.

물론 아직은 완벽하게 구름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서 확실한 상승세라고 말하기에는 약간 이른 감은 있다. 그러나 설령 달러-원이 현 수준에서 되밀려 아래로 내려선다고 할지라도 구름 안인지라 구름이 ‘쿠션’, 즉 지지선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할 수 있다. 강력한 저항선이 뚫리면 튼튼한 지지선이 되는 법. 구름을 넘어서기 어려웠으니 되레 구름이 지금부터는 지원군의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된다.

MACD도 매수신호로 바뀐지 오래고, 전통적인 방법인 5일선-20일선도 오래전에 골든크로스를 나타내고 있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도 재차 매수로 돌아섰다.

다만 굳이 말한다면 1,140원 언저리에서 강력한 저항이 엿보이므로 달러-원이 손쉽게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는 예상된다. 하지만 어떻든 추세가 슬슬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만은 확실하다. 기준선이 걸쳐있는 1,135원, 그리고 20일선이 버틴 1,132원이 각각 튼튼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로 밀릴 때마다 ‘롱 포지션'을 늘리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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