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한국 선진시장 편입과 무관"

-"아직까지 많은 투자자들 한국에 부정적인 입장"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네번째 MSCI 선진지수 편입 도전. MSCI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포럼이 열렸다.

2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9~20일에 삼성증권 아시아 리서치 총괄 Chin Pin Chia는 MSCI 지수조사 담당 레미 브라이언드(Remy Briand)와 와 함께 포럼을 진행했다.

포럼에서 가장 화두가 됐던 부분은 단연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였다.

물론 6월 중순께 공식적인 발표가 예정돼 있어 MSCI 관계자들은 향후 편입 여부에 관련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이 편입에 실패했는지, 개선된 점은 무엇인지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MSCI가 작년 한국 신흥시장 잔류를 공표하며 제기한 세 가지 문제 중, 해결된 것은 하나에 불과하다"며 "MSCI는 선진지수로 승격하기 위해 자사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내셔널 투자자들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MSCI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까지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선진시장 승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MSCI에서 제공하는 스탠더드 지수는 크게 선진지수, 신흥지수, 프런티어지수로 나뉜다. 현재 한국은 신흥지수에 편입되어 있고, 2008년부터 선진지수 편입에 후보자로 꼽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MSCI는 선진지수에 포함되기 위해 크게 세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경제규모는 한국 1인당 GDP가 2002년에 이미 MSCI 선진지수 편입 요건에 충족했고, 둘째 주식시장 규모와 유동성 문제도 역시 적격이다.

문제는 세 번째 기준인 시장 접근성이다. 제한적인 원화 환전, ID 시스템의 경직성, 주식시장 실시간 데이터 사용 제한(anti-competitive practice) 가운데 마지막 문제는 2011년 10월 합의에 진전이 있었다.

환전 관련, MSCI는 환전 가능시간이 제한되고 역외 외환시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한국은 큰 규모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NDF(역외선물환)시장이 문제를 일부 해결해 준다고 주장했음에도 MSCI는 동의하지 않았다. NDF를 통할 경우 거래구조가 변하고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역외에서 선물환이 아닌 직접 통화거래가 가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가능케 하는 투자등록제도인 ID시스템의 경우, ID를 발급받는 것 자체는 쉬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투자자 별로 ID를 부여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서로간 자금 이체나 주식 이체가 어렵고 옴니버스 계좌가 제한된 것이 문제로 꼽혔다.

옴니버스 계좌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제예탁결제기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서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는 계좌인데, 이 경우에는 펀드 간 주식 이체가 자유롭다. MSCI는 외국인의 투자를 제한하는 외국인 ID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해 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외국인 ID시스템을 통해 통신과 전력, 가스 등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지분 소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 팀장은 "일부에서는 현재 선진지수에 포함된 포르투갈과 그리스가 이번 승격심사에서 신흥지수로 내려올 경우, 한국의 승격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MSCI 관계자는 유로존 권역은 여전히 유동성 안전망이 구축돼 있고, 경기모멘텀 약화와는 별개로 규모의 경제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탈락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MSCI는 상대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혹시 신흥지수로 떨어지는 시장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과 무관하다고 MSCI 관계자가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MSCI가 추정한 자금 규모는 기존 예상보다 더 컸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 MSCI 선진지수 및 신흥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을 5조 달러 정도로 가정했다. 그러나 MSCI 관계자는 훨씬 큰 규모인 7조5천억 달러가 MSCI 선진과 신흥지수를 추종한다고 언급했다.

오 팀장은 "이를 적용해 선진지수 편입 시 유입 가능액을 추정해보면, 이전에 추정했던 100억~125억 달러보다 더 많은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며 "한국이 선진시장 진입에 성공할 경우 190억~210억 달러의 자금유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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