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업은행이 외환은행장을 맡은 윤용로 전 행장에 대해 '껄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장 시절 기업고객 유치에 두각을 나타냈던 그가 외환은행에서도 기업금융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이 기업은행에서 체득한 기업금융 노하우를 외환은행에 이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 상태다.

윤 행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모델로 스페인 '산탄델로 은행'을 꼽았다.

그는 "자국인 스페인과 문화적 배경이 비슷한 남미에 진출해 성공한 산탄델로 은행처럼 우리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의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기업은행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윤 행장 재임 시절 산탄델로 은행에 대해 분석해 보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전 행장이 외환은행장으로서 첫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에서 보고받은 산탄델로 은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윤 행장이 산탄델로에 대해 언급하면서 기업은행에서 얻은 정보와 노하우를 가지고 경쟁은행인 외환은행을 이끌 수 있다는 견해가 힘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을 외환은행에서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하나금융지주의 기업금융을 총괄하는 기업금융 BU(비즈니스 유닛)장이기도 하다.

윤 행장은 취임사와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차례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과 함께 기업금융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특히 외환은행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중소기업대출을 다시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론스타 대주주 시절을 거치며 시장점유율이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윤 전 행장 재임 기간 기업은행 자산이 40% 가까이 늘었다"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외환은행이 최근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측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도 외국환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은행과 중첩되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환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 시장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대한 의지는 분명함을 나타냈다.(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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