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메세지를 경제 주체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3월 금통위(3월 8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중심목표치에 근접한 물가상승률 달성에 대한 중앙은행의 강한 의지를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 피력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정책 재량이 일부 축소되는 부담을 감소하더라도 자기구속적 통화정책 신호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공급충격의 2차 효과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직접적인 금리정책의 운용 여지는 상당히 제약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통위원도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정착(anchoring)시켜 물가상승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가장 큰 당면과제"라며 "이미 높이 오른 체감물가의 하방경직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및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심화된 가운데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3월 금통위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감소한배경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일부 위원은 "올해 들어 외환시장의 외환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크게 감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원인에 대해 한은 실무부서에 질의했다.

한은 측은 "외채 만기구조 개선과 은행부문의 통화 만기 불일치 축소, 외환부문의 거시건전성 확대, 조선중공업체 선물환매도 폭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완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채권시장 동향과 관련, 한은 측은 "국채 현물시장에서는 외국 중앙은행과 기관투자가들이 각각 외환보유액 다변화와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을 고려한 장기투자를 위해 헤지 없이 매입하는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어 "국채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다소 투기적인 유인에 의해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포지션 정리를 위한 순매도가 많아졌고, 그 결과 국고채금리가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답변했다.

정부와 한은이 국내 경기가 하방기 중에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묻는 금통위원 질문과 관련, 한은 측은 "유로지역 국가채무문제 등이 상반기 중 상당 부분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그동안 위축됐던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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