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초 해외로부터 기업 내부통제(Compliance) 관련 두 가지 뉴스가 전해졌다. 월마트 멕시코의 뇌물공여 관련 수사 소식과 파산한 MF Global 고객들이 美 당국에 JP모건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을 접수했다는 소식이다.

JP모건은 MF Global이 파산하기 직전에 MF Global 고객자산으로 채무를 변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소식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면 기업의 내부통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게 된다.

월마트의 경우, 멕시코 진출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업망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현지 공무원에게 200억원이 넘는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멕시코 법인은 2011년 3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고, 뇌물공여를 주도한 법인장은 본사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월마트 본사는 내부고발자의 뇌물공여 신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사실을 은폐하는데 주력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JP모건은 파산한 MF Global의 프라임 브로커이자 최대의 채권자로서, 동사의 내부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파악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수억 달러에 달하는 양사간의 채무를 MF Global의 고유자금이 아닌 고객 위탁자금으로 변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F Global의 파산 후, 행방을 찾을 수 없던 16억달러 규모의 고객자산 중 80% 정도가 회수된 것으로 알려져 아직 찾아내지 못한 약 3억2천만달러 중 상당부분이 JP모건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되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기업 내부통제의 위반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탐욕에 의해 자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 두 사건에서 보듯 월마트는 매출증대에 대한 욕심으로, JP모건은 대출부실화에 따른 손실 축소를 위해 불법적인 활동에 가담 또는 묵인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탐욕은 인간의 본성이며 잘 관리될 경우 강력한 동기유발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부통제 절차가 미흡해 이러한 탐욕이 불법적인 활동으로 연결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한다. 당장 위의 두 사건에 관련된 회사들은 모두 주가하락 및 평판위험(Reputation risk)에 노출되어 주주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 절차가 상대적으로 철저한 것으로 알려진 이러한 거대 다국적기업의 경우에도 내부통제의 실패 사례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경우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뉴스가 되었던 SK의 회사자금 유용을 통한 선물거래 손실, 한화의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논의나 삼성의 상속관련 분쟁 등은 한국 대기업들도 내부통제의 실패 사례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런 한국 대표기업들의 경우 기업 총수가 종종 개입돼 있다. 그만큼 도덕적으로 심각성이 더 큰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개정상법 시행으로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이사회의 책임이 확대된 만큼 내부통제절차 강화를 주문했다. 이말은 역으로 한국에서 이사회의 역할이 충분치 못하단 방증이기도 하다.

절제되지 못한 탐욕은 언제나 그 대가가 따르기 나름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대형 기업의 경우에는 주주의 손실로 이어져 그 파장이 더 크다.내부통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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