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가 높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 스페인의 경우 한 달 전보다 두 배 높은 금리로 국채를 매각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24일(유럽시간) 3개월물과 6개월물 등 단기 국채를 총 19억3천300만유로 어치 발행했다. 이는 정부가 계획한 최대 목표치(20억유로)를 거의 달성한 것이다.

다만 3개월물의 평균 낙찰금리는 연 0.634%로 지난달 27일 입찰 당시의 0.381%보다 급등했다. 6개월물 금리도 지난 입찰의 0.836%에서 1.580%로 올랐다.

수요를 가늠하는 응찰률은 3개월물의 경우 지난 입찰의 3.51배에서 7.61배로 크게 높아진 반면, 6개월물은 5.56배에서 3.25배로 낮아졌다.

같은 날, 이탈리아 재무부는 5년만기와 7년만기 물가연동국채(BTPei), 2년물 제로쿠폰(할인채) 국채를 목표했던 25억유로 어치 발행했다.

2년물 제로쿠폰의 낙찰금리는 3.355%로 지난달 27일의 2.352%보다 상승했다. 5년물과 7년물도 각각 3.88%와 4.32%로 전 입찰의 2.04%와 3.06%보다 올랐다.

2년물을 제외하고, 5년물과 7년물의 응찰률은 2.13배와 2.24배로 모두 높아졌다. 지난 입찰 때는 각각 1.68배와 1.91배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조달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최근 두 나라 경제전망이 악화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효과도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작년 4분기부터 경기침체를 걷고 있고, 스페인도 올해 1분기부터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했다고 스페인중앙은행이 전일 발표했다.

ECB가 작년 1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조유로가 넘는 유동성을 3년 만기로 역내 은행권에 빌려준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요가 강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ECB로부터 빌린 자금을 모두 써버린 데다 재정 긴축안 여파를 우려하며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보이는 등 현재 두 나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악화됐다.

또 이날 이탈리아 입찰은 오는 27일 62억5천만유로 규모의 장기 국채(BTP) 입찰을 앞두고 일종의 '맛보기' 역할을 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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