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올해 우리나라 건설경기는 국내시장 침체와 해외시장 선전으로 요약된다. 오는 2012년에도 이런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합인포맥스는 증권업계가 바라보는 내년 건설경기 전망을 2회에 걸쳐 점검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증권업계는 국내 건설사가 내년에도 해외 수주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업체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발주 역량을 좌우하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어, 내년에도 이 지역의 경기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27일 내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을 올해(580억달러 잠정치)보다 늘어난 600억~700억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는 수주지역 중 중동 비중이 크고, 공사종류에서는 화공 플랜트에 치중하는 약점도 지니고 있다. 이는 실적 변동폭을 키우는 위협요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가 내년 수주지역과 공종을 다변화하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해외 수주, 600억~700억달러 이상 = 대부분 전문가는 내년 중동지역의 발주량 증가를 이유로 올해보다 늘어난 규모의 해외수주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허문욱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시장에 기대치가 높다"며 "내년 해외수주액은 전년동기대비 12.8% 증가한 6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주 예정이었던 프로젝트들이 연기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은 해외 수주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며 "중동 발주 물량 증가를 고려하면 750억달러 수주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선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변화가 해외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전년대비 37.6% 증가한 760억달러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동시장 발주 '안정적' = 내년 해외수주를 밝게 전망하는 이유는 내년 중동지역 경기가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중동경기의 '바로미터'인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처럼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의 연구소들은 2012년 두바이유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하지만 배럴당 100~104달러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KDB대우증권 등 증권업계는 우리 건설사의 주력 시장인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의 발주 금액이 올해(1천400억달러)보다 71.4% 늘어난 2천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GCC지역내 사우디와 UAE,쿠웨이트 등 주요 시장의 발주가 지속되고 이라크와 리비아의 재건 시장이 또 다른 발주 축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 지역ㆍ공종 다변화 요구 = 국내 건설사의 중동지역 또는 화공플랜트 분야의 수주 비중이 높은 점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지역 중 중동은 매년 해외 수주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플랜트는 수주 공종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 총액이 580억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중동수주가 어느정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있어, 편중된 사업구조의 다변화는 불가피하다.

또 국내 업체의 강점인 화공플랜트의 단가가 최근 하락하는 추세도 문제다. 만일 올해와 비슷한 금액을 수주하려면 더 많은 프로젝트를 따내야만 한다.

국내 건설사들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2009년부터 전략적인 사업영역 확대에 노력해온 것은 다행"이라며 "또 화공플랜트 대비 마진이 낮았던 발전과 건축 등 비화공플랜트와 화공플랜트의 마진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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