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외환당국이 검토 중인 은행권 외화예금 활성화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월19일 오전 10시 42분 송고된 '당국, 이달부터 외화예금 활성화 방안 본격 논의' 등 기사 참조)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외화자금 관리를 우리 금융기관이 맡고, 국내 은행의 해외법인 등이 외화예수금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25일 외환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모인 외환시장협의회에서 외화예금 확충 관련 논의가 있었고, 현재 기재부 주도로 외화예금 확대를 통한 은행권 외화유동성 관리 방안이 검토 단계를 거치고 있다.

차입을 통한 외화유동성 관리는 위기 시 상환 압박에 직면하게 되지만, 외화수예금 확대를 통한 유동성 관리는 위기 상황에서도 일정 규모의 외화예금 잔액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외화예금이 활성화되면 외환보유액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점도 논의의 배경이 됐다.

당국이 검토 중인 외화예금 활성화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외화자금관리를 국내 또는 해외에 있는 우리 금융기관이 맡도록 하는 '글로벌 캐시 매니지먼트 서비스(GCMS)' 프로그램이 중장기 추진 사항으로 논의됐다.

그간 외화차입을 주로 해 온 국내 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또는 지점이 현지에서 외화예수금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금융당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론 기러기 아빠 등 거주자들이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해외에 송금할 때 가능한 한 분산 송금하도록 유도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외화예금 활성화 방안은 이르면 5월 중 은행들의 외화예금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을 포함해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외화예금 실적이 좋은 금융기관에 정부나 공기업의 외환거래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또 외화예금을 유치하는 은행에 대해서 차입한도 확대 등 외환거래와 관련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외화예수금이 확충되면 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에는 하락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당국의 대책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는 크지 않지만, 외화자금시장이 안정되면 시장참가자들이 달러를 매수할 심리적 유인은 약화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딜러는 "그간 외화자금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달러-원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은행권 외화예수금 확충 방안이 시행되면 즉각적이진 않겠지만 달러-원을 하향 안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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