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사고에도 아픈 척하며 병원에 드러누워서 보험금을 타내려 하는 '나이롱 환자'들이 줄어든 데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손해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11개 보험사 중 메리츠화재와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제외한 9개 보험사의 손해율이 전월보다 줄었다. 이들 11개사의 평균손해율은 4월 90.5%에서 5월 79.1%로 11.4%포인트나 떨어졌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하순부터 메르스 여파로 교통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나이롱 환자들이 메르스 온상으로 인식되는 병원 입원을 꺼리면서 손해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다른 관계자도 "교통사고 후 병원 입원이나 검사보다는 합의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다"며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6월 보험금 지급 규모가 상당폭 줄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다만 메르스 여파로 대면 영업이 쉽지 않아진 데 따라 반사이익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98.8%, 손해보험사는 88.2%의 초회보험료가 대면 영업을 통해 모집된다.
메르스가 잠잠해지면 그동안 병원 방문을 꺼렸던 나이롱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메르스 여파로 당장은 손해율이 개선되겠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나이롱 환자는 입원을 선호하는데 1년 입원 가능일수가 정해져 있어서 지금 입원을 하지 않더라도 하반기쯤 메르스가 잠잠해질 때 입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나이롱 환자가 급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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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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