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변화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간 막후에 머물며 영향력을 행사하던 여권의 대표적인 대권주자의 전면 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야권은 새롭게 부상한 대권후보를 염두에 둔 정파간의 통합을 추진하며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권의 임기를 1년 넘게 남겨두고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어찌 보면 그리 새로울 것 없는 비정치권 후보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이 말해주듯 유권자들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염증,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열망을 끌어내며 촉발됐다고 볼 수 있다.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을 것 같던 기존의 구도가 사실은 모래성에 불과했던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유권자들의 변화로 기존의 질서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성정치권 역시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미 기존 정치권은 변화를 수용하는 과정에 있으며, 기득권 유지와 변화 추진 사이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모습이다. 마지막 선택은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으므로 결국은 유권자들이 바라는 바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치권의 변화 모습은 기업과 소비자간의 관계에서도 별다른 차이 없이 발견되곤 한다. 최근의 스마트폰 열풍에서 보듯, 견고하던 휴대폰 시장에서의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의 아성은 혁신적인 상품의 출현으로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이미 스스로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변화시키지 못한 기업은 경쟁대열 자체에서 스스로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이탈하는 모습이다.

국내시장에서의 견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시장지분을 늘려가던 모습에만 익숙했던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변화의 와중에 안방마저 내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응원의 마음은 있지만, 시장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간 철옹성으로 비춰졌던 국내시장이 일정부분 해외기업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상황은 일견 당연하나 잊고 있던 부분이다.

기술의 진보와 초단위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은 다가오는 2012년에도 많은 기업들에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어쩌면 어렵지 않은 것이 비정상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유럽이 대 변혁을 앞두고 있고, 중국과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주요 경제권들의 움직임은 기업에게는 직접적인 파장으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닥쳐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새해 경제계 지도는 `혼돈의 지대'로 돌입할 것이라는 각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위기론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영웅은 흙바람속에서 나온다고 했다. 지금은 기업들에게 흙바람이 일어나고 있는 난세에 다름 아니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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