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하반기 국제금융시장은 여러 변수가 도사린 가운데 격랑을 맞을 전망이다. 유럽에선 그리스의 디폴트 문제가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로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양상을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다소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보이면서 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엔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화 환율은 달러대비 130엔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디폴트 7월 20일 최대 변수

하반기 최대 변수는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최근 5개월간 밀고 당기는 협상에서 재정수지 목표엔 합의했으나 구체적 정책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특히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문제를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담보로 양보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유로존 정상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할 돈을 갚지 못할 것이다. IMF가 그리스의 채무상환을 유예해준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음달 20일 돌아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빚을 갚지 못한다면 역시 디폴트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날이 사실상 그리스 디폴트의 데드라인인 셈이다. 그리스가 디폴트을 맞게되면 국제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올 것이다. 디폴트 이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슈가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



◇중국 증시 폭락

중국 증시는 최근 거품논란 속에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장중 6% 이상 폭락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지난 12일 5,200선 가까이 갔던 상하이지수는 최근 4.470선으로 밀려났다. 세계에서 가장 거품 낀 시장이라는 오명을 듣는 상하이 증시가 이제 고점을 찍고 급강하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증시의 운명은 사실상 정부가 움켜쥐고 있다. 오르는 것도 정부, 내리는 것도 정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최근 폭락은 중국 정부가 신용거래를 억제하고, 기업공개(IPO)를 대량으로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중국 정부는 금리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증시에 한국 증시 등락이 연동되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중국 증시의 움직임은 우리 증시에도 많은 변화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글로벌 환율 좌우할 미국 금리인상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은 다소 가라앉았다. 9월로 예상됐던 첫 금리인상 시점이 12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내 두차례였던 금리인상 컨센서스도 한차례 인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가령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12월까지는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충격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인상 시기가 늦춰지고, 속도도 완만하게 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다.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유로화는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이 엔화 약세를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엔화에 대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쿄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엔이 하반기에 130엔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엔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엔저는 우리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한국으로 오는 여행객의 발길을 일본으로 돌리게 하는 치명적인 변수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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