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그래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언제 금리를 올린다는 거야?"

25일(미국 시간)에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벤 버냉키 Fed 의장. 그리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금리 전망에 관해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내자 시장은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FOMC 성명은 경제 여건이 "연방기금(FF) 금리를 적어도 2014년 말까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과 같은 내용이다.

버냉키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며 3차 양적 완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런데 연은 총재들의 금리 전망치는 이러한 발언과 궤를 달리한다.

연은 총재를 포함해 Fed 소속 위원 17명 가운데 2015년 이후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인사는 네 명에 불과했다. 지난 1월보다 2명 줄어든 것으로 금리가 인상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1월보다 강해졌다는 뜻이다.

석달 전 2016년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 2명도 그 시기를 2015년으로 앞당겼다.

Fed 내부에서 7명이 2014년 중에 긴축을 시작해야 한다고 봤고 올해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세 명이나 됐다.

적정 금리에 대해서도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FOMC 위원 중 세 명은 기준금리가 2014년 말께 0.50%로 올라야 한다고 봤고 2명은 1.00%, 한 명은 1.50%, 2명은 2.00%로 조정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2.25%로 높아져야 한다는 위원이 1명, 2.50%로 올라야 한다는 인사가 세 명이었고 금리가 2.75%까지 올라야 한다는 위원도 있었다.

버냉키 의장은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정책 투명성을 높이고자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내용과 금리 전망치는 일관되지 못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Fed 위원들 스스로는 연방기금(FF) 금리가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빠르게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FOMC에서 표결할 때는 버냉키 의장의 시각에 동조하려는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RBC도 각 위원들이 금리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제적인 정책 조치에 있어서는 버냉키 의장과 재닛 옐런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같이 핵심적인 인물들의 생각이 훨씬 비중있게 다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혼란이 초래된 또다른 원인으로 매파 성향의 위원 대부분이 올해 FOMC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17명의 위원 가운데 올해 순환직으로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위원들은 대부분 중도 혹은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기자들은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FOMC의 모순을 공격했다.

버냉키 의장은 위원 개인의 전망이 아닌 FOMC 표결 결과에 주의를 집중하라면서 "위원들의 전망은 FOMC 논의에 녹아들어갔다. FOMC는 경제 전망치가 적절하다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성명의 문구가 시장의 생각보다 다소 막연한 이유는 FOMC 위원 10명이 아니라 Fed 전체 위원 17명으로부터 총의를 모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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