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을 포함한 취약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외환당국은 국내 외화자금사정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은 "외화자금사정 문제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공개한 3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집행부는 유럽 재정취약국 국채 만기가 3월과 4월 돌아오나 글로벌 금융불안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국내은행의 외화자금사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진단한 대한 근거로 한은은 유럽계 자금이 다시 돌아오는 점,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확보 수준, 차환율, 신용공여한도(credit line) 등을 고려한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이 매우 양호한 점 등을 꼽았다.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에서 외화유동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지표를 고려하면 일부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달리 외화자금사정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환당국과 금융당국이 외환건전성 규제와 외화유동성 점검조치를 강화하면서 각종 지표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유동성비율.외채비율 개선=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07.8%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의 지도비율인 85%를 크게 웃돌고 있다. 또 은행권 차입 차환율도 중장기차입을 기준으로 올해 1월 382.2%, 2월 267.6%, 3월 113.4% 등을 나타냈다. 차환율이 100%를 넘어서며 순차입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3월에 외화의 차환율이 낮아진 것도 이미 금융기관들이 외화유동성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외채에 대한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단기외채비율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중은 작년 말 현재 34.2%로 낮아졌고, 외채건전성 지표로써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은 44.4%로 2006년 2분기 42.6% 이후 최저치 수준이다.





▲연초 유럽계자금 유입..그러나 대규모 채권만기= 유로존 재정위기와 유럽계은행의 디레버리징 우려에도 연초 유럽계자금을 위주로 해외에서 증권투자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유로존 문제가 불거진 이후 국내에서 이탈하던 외국계자금은 올해 들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유럽계자금은 올해 1분기에 무려 62억9천만달러와 16억3천만달러에 이른다.





한은 한 관계자는 26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나 외화유동성은 양호하다"며 "은행들도 필요한 외화자금을 미리 확보한 만큼 유로존 우려에도 외화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단기간에 급증한 데 따른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가오는 6월 외국인 보유채권의 상환원리금이 10조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대외적인 금융불안과 맞물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규모가 커질 경우 외환건전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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