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경기 불확실성 탓에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 확대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ㆍ중견기업들은 투자를 되레 줄이겠다는 계획이어서 투자활성화를 이끌어 낼 정책적 대응과 금융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가 26일 대기업 708곳 등 3천280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총 135조1천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작년보다 2.5% 증가한 것이긴 하나 최근 한국은행이 전망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5%와 설비투자증가율 6.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2010년과 2011년 증가율인 33.5%와 8.4%에 비하면 기업들이 투자에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설비투자 금액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지난해 계획했던 투자의 일부가 올해로 이연된 것이 반영돼 실질적인 투자 확대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중소ㆍ중견기업은 투자를 늘릴 여력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치는 94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8% 늘어난 반면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1조5천억원과 9조2천억원으로 전년대비 4.6%와 11.5% 줄었다.

대기업들은 신수종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보여 계획 금액이 늘어났으나, 중소ㆍ중견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최대한 자금 지출을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용도별로는 제조 기업의 경우 설비확장 보다는 연구개발에 치중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중견기업들도 연구개발에서는 투자금액을 전년대비 26.3%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설비확장 투자 계획 증가율은 전년보다 1% 늘어나는데 그친 데 반해 연구개발 투자계획 증가율은 전년대비 40% 이상이었다.

기업들의 투자비 중 외부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부자금과 외부자금의 비중은 각각 58.8%(79조5천억원)와 41.2%(55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외부자금은 전년에 비해 5.7% 늘었다.

기업들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면서 내부자금 보다는 외부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부자금 중 금융기관 차입 등 간접금융 조달 규모는 22조7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사채를 통한 조달금액은 전년과 비교해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35.3%), 내부자금부족(13%), 기존설비과잉(10.7%) 등을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주된 이유로 꼽았다.

외부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요인도 5.3%를 차지했다.

정책금융공사는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경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내수활성화 등 투자 유인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혁신형 중소ㆍ중견기업을 발굴해 기업들이 외부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지 않도록 금융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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