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보고펀드가 자문사도 배제한 채 동양생명[082640] 매각을 놓고 인수후보인 대한생명[088350]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으나 합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여전한 가격차이로 보고펀드와 대한생명 안팎에서는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나올 정도지만,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내심 동양생명 매각가격의 마지노선을 주당 2만원 초반대까지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일각에서는 대한생명이 2만1천원, 보고펀드가 2만3천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한생명은 당초 2만원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다.

동양생명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2만1천원이라도 제시했다면 보고펀드가 마지못해 팔았을 것"이라며 말했다.

그만큼 보고펀드는 반드시 팔아야 하고 대한생명이 칼자루를 쥔 셈이다.

보고펀드의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대한생명이 2만원 이상을 넘겨준다면 막판 타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대한생명 입장에서도 몸집을 키우고 다른 생보사를 견제하려면 동양생명 인수가 필요하다. ING생명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나 KB금융지주는 물론 삼성생명, 교보생명, AIA,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다이이치생명 등 유수의 국내외 금융사가 참여한 딜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협상 상황은 좋지 못하다. 결렬 가능성이 여전히 훨씬 크다.

동양생명 주가는 이날 1만500원까지 떨어져 공모가 1만7천원에서 더 멀어졌다. 대한생명이 2만원 초반에 인수한다고 해도 거의 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셈이 된다. 과도한 인수자금은 대한생명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분 60%를 가진 보고펀드가 과거 동양생명을 유상증자와 추가 매입을 통해 평균 약 1만9천원 선에서 인수했다"며 "만약 2만원 초반대까지 낮아졌다면 보고펀드가 상당히 양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M&A로 큰 한화그룹 계열이라는 점에서 추후 금액 보전 등 옵션 등을 고안해 낼 수도 있다"며 "다만, 너무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에 망설이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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