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은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외국인의 주식투자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강등 조치 이후 유로-달러 환율이 즉각 반응한 점을 보면 외국인의 위험회피 성향은 더 강해지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이머징마켓 주식은 가장 먼저 현금화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7일 오전 6시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낮추고, 등급전망으로 `부정적'을 제시했다.

최근 스페인 재정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가능한 일이었지만, 강등 조치 이후 유로화 환율이 1.324달러에서 1.318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폭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달러 강세가 더 지속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투자자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위험자산, 즉 신흥국 주식시장의 투자를 주저하게 된다.

달러 강세에 불확실성이 더해질 경우 과거 외국인은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이영원 HMC투자전략팀장은 "유로화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이 이머징 마켓 전반에 위축된 대응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일단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이 높고, 스페인의 재정정책에 대한 평가가 외국인의 장기적인 변동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로 외국인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위험자산 회피가 많이 강해지지는 않고, 주가가 미리 조정을 받아 국내 주식의 가격 매력이 커진 만큼 매도가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선거 등과 맞물리면서 최근 자금 이탈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계 자금 이탈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는데, 이번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영국 5천715억원을 비롯해 유럽계 자금이 8천210억원, 미국계 자금이 915억원 빠져나갔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 위기 우려 심화가 주 원인인데 유럽계 자금이 더 위축될 수 있다"며 "현물 시장 이탈과 함께 나타나는 선물 매도는 지수 하락에 대한 매도 헤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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