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산하면서 1,120원대 중반 이상으로 급등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보다 8.40원 오른 1,125.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결렬됐고, 그리스는 오는 5일 채권단 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따라 그리스가 은행 영업을 중단하는 등 디폴트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코스피가 1.4%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신흥국 통화도 대체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인민은행(PBOC)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에도 장중한때 7% 가까이 폭락하는 등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달러화가 1,120원대로 올라서면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도 쏟아져 나왔다. 오전 장에서는 네고 물량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도 고점 매도에 나서면서 달러화가 오히려 반락키도 했다.

오후장에서는 중국 증시 불안 가중 등으로 역외의 달러 매수가 재차 강화되면서 달러화는 상승폭을 재차 확대했다.

◇30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20원에서 1,13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그리스 협상 결렬 이후 상황에 대해 런던과 뉴욕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해석과 반응에 따라 달러화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불안이 일시적인 요인에 그칠 것이란 인식과, 국민투표 이전까지 지속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란 시각이 맞서고 있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마감 이후 런던 시장에 돌입하면서 유로-달러가 저점 대비 '1빅' 이상 반등했다"며 "유로 반응만 보면 본격적이 위험회피 장세로 돌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아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1,120원대 초반에서 역외가 대규모 네고 물량을 받아내고 달러화를 끌어올렸다"며 "달러-엔 반락이 달러화 상승의 근거가 되는 등 위험회피 거래가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사 그리스 국민투표가 협상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도 불확실성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위험회피 거래가 시장을 이끌면서 달러화가 연고점 이상으로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도 장초반 1,120원대 후반에서는 달러 매도로 대응한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달러화 상승 국면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화가 하락할 여건은 아닌 것으로 보여 1,120원을 바닥으로 제한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주말 그리스 협상이 결렬된 여파로 전 거래일보다 9.10원 급등한 1,126.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은행권 롱플레이 등으로 1,128원선 가까이 올랐지만, 오히려 역외 달러 매도 물량이 우선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달러화는 이후 은행권 롱스탑과 네고 물량이 가세하면서 1,121원선 부근까지 밀려났다.

달러하는 하지만 오후 장에서 역외의 달러 매수가 재차 강화되면서 네고 물량에도 상승폭을 확대해 개장가 수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21.10원에 저점을, 1,127.9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24.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4억1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42% 급락한 2,060.49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1천1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8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22.43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19.51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98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32원 상승한 1위안당 181.12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1.42원에 고점을, 180.49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97억6천2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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