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1분기에 엇갈린 실적을 냈다.

그룹 맏형격인 LG전자[066570]와 M&A로 무섭게 성장하는 LG생활건강[051900]은 양호한 성적표를 제출했으나, LG화학[051910]과 LG디스플레이[034220], LG하우시스[108670]는 2분기를 기약해야 했다.

특히 생산 라인을 조정한 LG디스플레이는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LG그룹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27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 8031)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분기에 연결 기준 12조2천279억원의 매출액에 4천48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242.5%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3천949억원도 웃돌았다.

사업부별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LG전자 실적 쇼크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2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스마트폰 비중이 역대 최대인 36%로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LG생활건강은 그룹 내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어느덧 국내 M&A 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급부상한 LG생활건강은 9천702억원의 매출액에 1천3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고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 영업이익은 18%씩 성장했다.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 더페이스샵 등 최근 수년간 인수한 사업체가 양호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7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9분기 연속 성장세다.

그러나 1분기 5조7천531억원의 매출액과 4천595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한 LG화학은 울상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4.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45% 떨어져 거의 반토막의 성적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5천618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유가에 따른 석유화학 부문의 부담이 컸고 중국의 수요회복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2% 증가한 6조1천837억원, 영업적자는 25.5%가량 줄어든 1천782억원이었으나 전분기 매출액(6조6천100억원)과 영업적자(1천447억원)보다는 부진한 수치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고부가가치 제품가 신모델 개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일부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 여전히 고전하는 셈이다.

LG하우시스도 6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63.4%나 줄어든 성적표를 제출했고, LG생명과학[068870]은 적자전환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계열의 경우 LG상사[001120]는 소폭 줄어든 영업이익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LG이노텍[011070]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앞으로 LG계열에 대한 증권시장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만 보면 LG전자(4천351억원), LG생활건강(1천189억원), LG화학(5천5857억원), LG디스플레이(890억원), LG하우시스(344억원), LG상사(620억원), LG이노텍(345억원) 등이다.

LG화학의 전년동기대비 수치가 34%가량 떨어지지만 전분기비로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룹으로서는 고무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시장 대응이 늦고 원재료가격 상승으로 고전했던 LG계열들이 연내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라며 "제품별로 수직계열화가 잘 구축돼 있어 한번 탄력을 받으면 다시 과거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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