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6일 '그렉시트'(Grexit)를 둘러싼 우려가 국내 증시의 종목 장세 쏠림 현상을 강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리스로 인한 국내 증시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그리스 사태와 거리가 있는 업종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채권단 협상안을 수용하는 데 반대를 결정하면서 성장주의 쏠림현상이 강화하게 됐다"며 "당분간 헬스케어와 같이 그리스 문제와 무관하게 성장 기대가 높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국민투표 결과로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 된 만큼 글로벌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주식시장은 위험을 회피하기 전략으로 제약과 바이오 등 성장하는 업종으로 자금을 유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리스의 디폴트 논란이 가시화된 지난 5월 말 대비 나스닥생명공학지수(NBI)는 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1.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2.6%포인트나 앞섰다.

같은기간 국내 헬스케어 업종 지수는 30%나 급등했다. 코스피가 0.5%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국내 증시에서는 특정 업종을 둘러싼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셈이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그리스 문제가 그렉시트를 넘어 유로존의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한 만큼 당분간 전체 지수는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종목 쏠림 장세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대기자금을 포함한 유동성이 넘치는 데, 주식시장 악재가 생겼다고 다시 은행권으로 돈이 유입되진 않는다"며 "시장을 추종하는 펀드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와 제약 헬스, 화장품 중 최근 급등했던 종목들 대다수가 그리스 같은 매크로 이슈와는 거리가 있는 종목"이라며 "당분간 이들 업종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B 투자자문사 대표는 "바이오와 제약, 화장품 주의 경우 최근 실적이나 특허 취득 등 개별 이슈가 많았던 종목이 많다"며 "이들에 대한 매기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기관 자금 동향도 어느 정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로 많이 옮겨간 상황"이라며 "당분간 외국인의 자금 유출은 어쩔 수 없지만, 시중에 풀린 갈 곳 잃은 자금은 특정 종목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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