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 기업은행 자금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코리보 활성화는 원화의 국제화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이종만 기업은행 자금부장은 3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국내 은행들이 단기물부터 시작해 스와프거래 내재금리로 코리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사용되는 단기금리인 리보처럼 은행간 단기자금거래에서 '코리보+α'로 금리를 결정하는 관행이 정착되면 원화 국제화에 한걸음 다가서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코리보를 이용한 국내 은행간 단기물 스와프거래가 활성화되면 시간을 두고 역외 거래와 장기물 거래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2월부터 지급준비금 적립기간이 기존 15일에서 1개월로 변경되는데 이렇게 되면 은행간 자금거래의 규모 확대와 거래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이때가 코리보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준 적립기간이 배로 늘어남에 따라 은행 자금담당자의 부담이 커지고, 지준 마감일을 전후해 은행별로 조정해야 할 자금 규모도 확대되기 때문에 단기물을 포함해 만기가 다양한 코리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장은 "기업은행은 2006년 8월 코리보를 여신 기준금리로 도입, 대출금리를 '코리보+α' 형태로 변경하고 코리보 연동 수신상품 개발을 지원, 판매하는 등 코리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해 코리보기준 중소기업금융채권을 발행하고 코리보 기준으로 은행간 자금대차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며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코리보 활성화를 위해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자금운용실, 리스크관리부, 자금부 등을 거친 '시장통'이다. 2001년 9·11테러 사건 당시에는 펀드매니저로 주식과 채권 1천억원어치를 운용하다가 하루 만에 100억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두 달에 걸쳐 복구하는 등 '피가 거꾸로 솟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부장과 일문일답.

-CD금리를 대체할 금리체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은행권 전반의 분위기는.

▲CD는 발행 및 유통 물량이 적어 특정 은행이 자금수급을 이유로 CD 발행을 늘리면 시중금리의 변동성이 커진다. 또 3개월물만 거래돼 기준금리가 지녀야 하는 기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CD 발행은 금융위기 때 증가했다가 은행권 예대율 규제로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감소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CD 금리가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특정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금리가 변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은행들도 이러한 CD금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CD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CD 대체금리로 통안채와 은행채, 코픽스, 코리보 등이 언급된다. 장단점은.

▲통안채는 정부가 통화안정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로 안정적으로 발행ㆍ유통되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가 아니어서 실제 조달금리로 환산하기 위한 신용 스프레드를 추가해야 한다. 은행채는 은행의 실제 조달금리라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 1년 이상만 발행할 수 있어 유통금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유동성 규제를 위해 관리하는 예대율 산출 때 제외돼 실질적인 조달기능이 약한 것도 단점이다. 코픽스는 은행의 평균 조달금리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간별 금리가 산출되지 않고 공시가 월 1회로 한정되어 있어 일별로 변동되는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코리보는 은행의 기간별 조달금리를 반영하지만, 실제 거래가 수반되지 않은 단순 호가 개념이라는 단점이 있다.

-코리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코리보는 영국 은행간 단기자금 거래 때 적용되는 리보를 본뜬 것으로 2004년 8월 도입됐다.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도 단기시장 대표금리로 은행간 조달금리를 활용하고 있다. 코리보는 시장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고 변동성이 작아 지표금리로 적합하다. 은행 전체의 자금상황을 반영한다. 금리변동주기도 CD금리는 3개월 단위지만 코리보는 1주, 2주, 1개월, 2개월, 3개월, 4개월, 5개월, 6개월, 9개월, 1년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한 장점이 있다. 다양한 기간별 금리가 있어 활성화된다면 금융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기업은행의 코리보 활용 현황은.

▲기업은행은 2006년 8월 코리보를 여신 기준금리로 도입, 대출금리를 '코리보+α' 형태로 변경하고 코리보 연동 수신상품 개발을 지원, 판매하는 등 코리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도입 당시 코리보 기준 중소기업금융채권을 발행하고 코리보 기준으로 은행간 자금대차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코리보 활성화를 위해 일익을 담당해 나갈 계획이다.

-코리보 활성화 방안은.

▲코리보가 지닌 단점을 보완해 단기시장의 대표금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면 은행이 적용하는 대출금리 외에도 자금시장에서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은행간 콜 거래 때 코리보를 기준금리로 적용하고, 신규 변동금리채권의 기준금리를 코리보로 제한해 실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단기물부터 시작해 스와프거래 내재금리로 코리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코리보를 이용한 국내 은행간 단기물 스와프거래가 활성화되면 시간을 두고 국내 은행과 해외 은행 간 거래, 장기물 거래를 위한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이다. 내년 2월부터 지급준비금 적립기간이 기존 15일에서 1개월로 변경되는데 이렇게 되면 은행간 자금거래의 규모 확대와 거래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이때가 코리보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코리보 활성화는 원화의 국제화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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